칼릴 지브란. 어떤 작가는 자신의 작품보다 더 픽션 같은 삶을 살다가 생을 마감하기도 한다.
마치 그 작가의 인생 이야기를 담기만 해도 한 권의 장편소설이 될 것 같은 그런 삶을 말이다. 카릴 지브란 역시도 어느 면에서는 드라마틱한
요소들이 많은데 사실 그의 작품에 대해 많이 알지도 못하고 읽어 본 책이라고 하면 그의 대표작이기도 하면서 국내에서도 번역 출간된 바 있는
『예언자』가 가장 먼저 떠오른다.
이 책의 경우에는 비단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세계적으로도 50개 이상의 언어로 번역
출간되었다고 하니 실로 대단하지 않을 수 없다. 한편으로는 『선지자』라는 이름으로 출간되기도 했다고 한다. 그런 가운데 최근 만나게 된 칼릴
지브란의 작품은 『어느 광인의 이야기』이다.
다분히 종교적 색채가 짙어 보이기도 하지만 마치 선문답 같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칼릴 지브란이
들려주는 우화와 시'라는 부제에 걸맞게 짧은 이야기들을 한 권의 책에 담아놓은것 같아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이기도 하다.
그의 작품 전체를 제대로 이해했다고 하기엔 내가 한참이나 부족하겠지만 읽다보면 상당히 심오하게
다가오는 이야기도 있고 신체의 일부를 자르는 벌을 받은 이가 그 벌을 받으면 자신은 지금 하는 일에 문제가 생기니 설령 그 벌을 받아도 자신의
일을 하는데 문제가 없는 사람에게 형을 집행하라는 말을 하는 댐고이 나오는데 어처구니 없는 사실은 그 사람은 진짜 죄를 지은 사람과는 아무런
관계조차 없다는 것이다. 결국 이 이야기를 읽으면서 자신들은 지혜롭다고 생각하지만 이야기를 읽는 입장에서 보자면 더 큰 어리석음으로 다가와
아이러니 함을 느껴졌다.
이런 이야기들이 곳곳에 포진해 있는데 그러면 읽으면서 자연스럽게 과연 칼릴 지브란이 어떤
의도에서 이런 이야기를 하는지, 과연 무엇에 빗대어 말하고자 하는지를 생각해보게 되는 것이다.
책의 시작은 『어느 광인의 이야기』라는 제목에서처럼 화자가 '내가 어쩌다 광인이
되었느냐고요?'(p.6)라고 반문하면서인데 아직 신들로 태어나기 훨씬 전 곤하게 자다 깬 '나'라는 인물은 일곱 개의 가면을 도둑맞고 가면을
훔쳐간 도둑을 뒤쫓게 되는데 그런 나를 두고 한 꼬마 녀석이 '미친 사람이다'라고 외치고 마치 그 말이 하늘의 계시라도 되는냥 그는 난생처럼으로
맨얼굴로 태양을 마주하게 되며 그때부터 평생을 쓰고 다니 가면은 생각하지도 않게 된다.
황홀감을 느낀 나는 오히려 가면을 훔친 자에게 축복을 기원하고 광인이 되고 나자 오히려 자유와
편안함을 느끼게 되었다고 한다. 결코 길지 않은 이 이야기조차 흥미롭게 시작한다는 점에서 앞으로 등장할 이야기들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만 곳곳에서
마치 어린 시절 읽었던 어린이를 위한 탈무드와도 같은 느낌의 이야기를 만나게 되어 기대 이상으로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던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