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빈 폰 - 나무, 바람, 흙 그리고 따뜻한 나의 집 캐빈 폰
스티븐 렉카르트 글, 김선형 옮김, 노아 칼리나 사진, 자크 클라인 기획 / 판미동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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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 영화나 아이들을 위한 애니메이션을 보면 나무 위의 오두막이 심심찮게 나온다. 화려하지도 않고 크지도 않으나 마치 아지트 같은, 그래서 어린 시절 다락방에 대한 로망만큼이나 멋지게 느껴졌던 곳이다. 그곳에는 어른들은 거의 오지 않는다. 주로 친구들과 같은 또래의 아이들이 모여 어른들이 보면 별거 아닐지도 모를 일들을 계획하고 또 자신들만의 소중한 물건들(이 또한 어른들의 시선에서 보자면 잡동사니라고 여겨질 경우가 다반사일지도 모른다)로 공간을 채워놓았기 때문에 그 자체로 소중한 추억이 된다.

 

어쩌면 『캐빈 폰 Cabin Porn』을 처음 접했을 때에도 아이들의 그런 아지트 같은 분위기의 공간이 아닐까하고 생각했던게 사실이다. 그러나 이 책 속에 소개되는 넓은 의미에서의 집들은 마치 어른 아이들을 위한, 그리고 오롯이 자신만의 공간이 필요하고 또 자신의 취향대로의 공간이 필요한 다 큰 어른들을 위한 오두막처럼 느껴져서 따라해보고 소박하지만 손때 묻은 공간을 나 역시도 만들어보고 싶어질 정도이다.

 

 

이 책의 저자인 자크 클라인은 세계에서 가장 큰 동영상 공유 웹사이트인 '비메오'의 공동 설립자라고 한다. 그는 2010년부터 6년간 크고 화려한 나무집이 아니라 '최대한 자신에게 특별한 의미를 지닌 장소 근처에서 자재를 구해 수작업으로 지은 1만 2000채가 넘는 나무집에 대한 사연과 사진'(p.6)을 모으게 되고 그중에서도 영감을 줄 수 있는 특별히 선별한 집들과 이야기를 『캐빈 폰 Cabin Porn』에 담아낸다.

 

간혹 시골 같은 곳에 가서 작지만 가족들만의 개성이 묻어나고 편의를 고려한 집들을 직접 짓는 경우가 있는데 이 책에 나오는 집들은 전반적으로 마치 이동식 같다는 생각이 들정도로 크기면에서는 1인용 느낌이 들지만 그래서 더 개성있는, 말 그대로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리미티드 에디션이라고 할 수 있겠다.

 

집 전체의 전경을 담고 있는 사진에서부터 시작해 그 집을 보면 누구라도 궁금해할 내부 곳곳의 사진, 주변에 자리한 부대시설(어떤 집은 멋진 노천탕까지 있다) 등을 두루두루 담아내는데 집과 관련된 이야기도 자세히 읽을 수 있어서 좋지만 집이 중심이 된 모습을 담은 사진도 많아서 인테리어 관련 분야의 종사자들에게도 좋고 전문가는 아니더라도 집안을 꾸미거나 그와 관련된 팁을 얻고 싶은 사람들을 비롯해 이 책처럼 작지만 자신만의 특별한 장소에 소중한 시간을 투자해 세상의 유일무이한 집을 짓고 싶은 사람들에게는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마치 수 세기 전 생활상을 반영하고 있는것 같은, 그래서 박물관에서나 봄직한 모습과 유사한 내부 인테리어의 집들도 있고 세상의 어느 잊혀진 곳에서 사람들의 시선으로부터 벗어나 홀로 있고 싶은 집주인의 마음이 담긴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주변 풍경이 예술인 오두막(스웨덴 랩랜드의 카르케바게의 오두막)도 있고 허허벌판 사막 한 가운데에 있는것 같아 오히려 보는 사람들이 외롭지 않나 걱정을 해줘야 할것 같은 집도 있다.

 

이국적인 집 베스트 10에 들것 같은 집, 하룻밤 묵어보고 싶어질 정도로 상상력을 자극하는 나무에 매달린 벌집 같은 집, 움막 같기도 하고 몽골인들의 이동식 주택인 게르를 연상케하는 집 등에 이르기까지 정말 다양하고 신기하고 멋진 집들이 대거 소개되어 집과 관련된 이야기를 읽는 것도 흥미롭지만 집 그 자체를 사진으로 만나보는 것도 너무 즐거운 시간이 될 책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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