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우나는 JTBC 안 봐요 - 2017년 제13회 세계문학상 우수상 수상작
박생강 지음 / 나무옆의자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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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우나는 JTBC 안 봐요』라니, 마치 누군가의 인터뷰에서 나옴직한 제목이다. 어딘가 모르게 시트콤 같은 표지도 책에 대한 궁금증과 기대감을 한껏 증폭시키는데 작가의 소개를 보면 더욱 흥미롭게 느껴지는 책임에 틀림없다.

 

이 작품은 2017년 제13회 세계문학상 우수상을 수상한 작품으로 박생강 작가는 개인적으로도 읽어본 바 있는 『나는 빼빼로가 두려워』의 작가였다. 『수상한 식모들』이란 작품으로 제11회 문학동네소설상을 수상하면서 등단한 그는 처음엔 박진규라는 본명으로 활동했지만 이후 심오한 의미(작가 소개글을 참고하시길)를 지닌 의미를 희망하면서 박생강이란 필명으로 활동하고 있단다.

 

개인적으로 이 책에 궁금했던 이유는 제목도 있지만 실제 이 작품 속에 등장하는 주인공이 저자의 분신처럼 느껴질 정도로 여러면에서 공통점을 보이기 때문이다. 모든 작가들이 그렇진 않겠지만 여러 작가들이 자신의 경험담을 소설 속에 담아낸 자화상 같은 이야기를 쓰는 경우가 있는데 이 책은 초반 주인공이 자신에 대해 서술하는 부분이 나오는데 이때의 설명이 마치 저자 소개가 아닐까 싶을 정도로 유사성을 지녀서 더욱 기대되었던게 사실이다.

 

연상의 연극배우인 연인 공과 함께 살고 있는 주인공 태권은 30대 초반의 남자로 한때는 소설가로 자신을 소개한다. 20대 후반 한 일간지의 신춘문예로 등단한 이후 소설을 쓰고 생활비는 논술학원 강사로 번 돈으로 생활비를 충당하지만 자신의 기대와는 달리 소위 히트작을 쓰진 못한다.

 

그 사이 칼럼을 쓰기도 하지만 지금 돌이켜보면 절대 사용하지 않을 문장들로 채워진 내용이였다. 점차 생활비가 바닥이 나가는 가운데 논술학원은 망하고 완전히 다른 곳으로 취업을 알아보던 중 신도시에 위치한 피트니스 센터 내 사우나 관리자 업무에 신청한다. 그리고 겨우 세 시간 만에 면접 연락을 받게 되고 신도시 내에서도 부촌의 중심에 있는 헬라홀 피트니스에 둥지를 틀게 된 것이다.

 

마치 서민들과 우리네 삶은 질적으로 달라를 외칠것 같은 생각으로 똘똘뭉칭 소위 대한민국 상위 1%의 부자들이 태고적 모습으로 마주한 사우나에서 주인공이 마주한 작은 세상은 분명 흥미롭다.

 

수천에 달하는 보증금이 있어야 출입이 가능한 고급 멤버십 피트니스 안의 사우나라는 배경은 당연히 그곳을 찾는 사람들의 면면 역시도 어느 정도 나이가 있는 성공한 사업가나 전문직 종사자, 은퇴는 했으되 경제적 여유가 있는 노인들로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갑이며 사우나 매니저인 태권은 을의 입장이다.

 

처음 사우나 매니저(어찌보면 말만 매니저일 뿐일지도 모르겠다) 일도 어느덧 익숙해지자 태권은 점차 사우나를 찾는 손님들의 이야기가 귀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고급 피트니스에서 태권은 그들을 위해 고급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는 소모품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그러나 이런 고급스러움과는 달리 헬라홀의 사우나를 찾는 인물들은 고급스러움과는 거리가 멀다.

 

마치 바깥 세상에선 어떤 위치, 어떤 옷차림으로 살든지 간에 누구라도 사우나 안으로는 태고적 모습으로 입장하는 것처럼 태권은 사우나 매니저로 일하며 그들이 적나라한 모습과 이야기들을 보고 듣게 된다. 그렇게 1여 년이란 시간을 헬라홀에서 보내는 동안 소설 속에서 헬라홀을 소재로 소설을 쓰지만 결국 포기하고 마는데 아이러니하게도 헬라홀을 그만 둔 이후 다시 소설을 쓰게 되고 소설가 본연의 직업으로 돌아온 뒤 사우나 매니저인 태권과 소설과 태권이라는 두 인물이 주고받는 대화를 하는 것처럼 이야기를 이끌어간다.

 

제목이 자칫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도 있고 그래서 더 관심을 끌 수도 있는게 사실인데 작가의 경험담이 담겨져 있는 책이라는 점과 비교적 독특한 서술 구성 등을 생각하면 내용과 함께 읽어볼만한 책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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