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계이름 - 말이 닿지 못한 감정에 관하여
이음 지음, 이규태 그림 / 쌤앤파커스 / 2017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말은 생각보다 큰 힘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인지 유독 말과 관련된 속담도 많고 우리가 이루고픈 목표가 있다면 그것을 주변에 말을 해서 스스로 그 말을 지킬 수 밖에 없도록 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는 것도 알 것이다.

 

얼마 전 인터넷에서 생을 마감하려던 사람이 누군가의 따뜻한 위로에 살아갈 힘을 얻었다는 글이 화제가 된 적이 있다. 실제로 이런 사례를 전혀 드물지 않은 일이다. 이처럼 말은 때로는 의도치 않았어도 누군가를 큰 용기와 위로가 되어주기도 하고 또 반대로 당사자는 큰 의미없이 한 말이 그 말을 들은 사람에게는 평생 씻을 수 없는 상처로 작용하기도 한다.

 

김춘수 시인의 <꽃>이라는 시를 보면 이런 구절이 나온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고 말이다. 그저 마음 속으로 생각하던 것도 말이 되어 밖으로 나오면 의외로 큰 힘으로 작용한다는 것을 우리는 안다.

 

그런 의미에서 볼 때 『당신의 계이름』은 우리의 생각을 떠나 소리가 되는 말의 가치를 다시금 생각해보게 만드는 책이다. 누군가를 살릴 수도 있고 누군가를 죽일 수도 있는 힘을 지닌 말이 때로는 스스로를 억압하는데 작용하기도 한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평소 긍정적인 생각만큼이나 긍정적인 표현 또한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한다.

 

이 책의 저자는 말에 담긴 감정을 이야기 한다. 행복한 상황에 놓여 있는 사람들보다는 외로움과 상처로 힘들어하는 사람들에게 필요한 말을 담아내는데 사실 저자는 이 책을 쓰면 혹시라도 자신의 말이 의도와는 다르게 작용하지는 않을까, 아니면 괜한 오지랖이 되지 않을까 걱정한다. 그건 아마도 나의 입장에서는 상대방을 위한 위로의 말을 했다는 것인 오히려 상처로 작용하기도 하기 때문일 것이다. 이런 부분들을 봐도 저자가 이 책을 얼마나 조심스럽게 접근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게 아닐까 싶다.

 

사실 『당신의 계이름』은 카카오 브런치에서 연재되었던 이야기들로 그때부터 많은 독자들의 사랑과 응원을 받았고 이렇게 종이책으로 출간될 수 있었는데 이런 공감과 지지 덕분에 제3회 카카오 브런치북 프로젝트에서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단다.

 

책 속에는 그 이야기들 중에서도 독자들이 특히나 사랑한 12편의 글과 새롭게 쓴 8편이 글이 추가 구성되어 있는데 마치 옛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듯한 분위기의 일러스트와 어울어져 읽기에 더욱 좋았던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