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라이프 - 행복을 파는 기적의 가게
구스노키 시게노리 지음, 마쓰모토 하루노 그림, 이정은 옮김 / 홍익 / 2017년 6월
평점 :
절판


 

『Life 라이프 : 행복을 파는 기적의 가게』는 샛노란 색감도 그렇지미나 표지인듯 띄지인듯 그려진 그림도 상당히 예쁜 책이다. 그리고 책의 표지만큼이나 내용도 아름답고 그속에 그려진 그림은 더욱 예쁜 책이다.

 

특히나 이 책이 의미있는 것은 그린이인데 마쓰모토 하루노의 할머니가 국내에서도 많은 분들이 좋아했던 『창가의 토토』를 그린 일본의 국민 화가 이와사키 치히로 씨라고 한다. 그래서인지 표현된 사람들의 이미지가 비슷해 보이기도 하면서 한편으로는 아무래도 글만큼이나 그림이 차지하는 비중도 큰 이 책의 경우의 그림이 더 예쁘다는 생각도 든다.

 

 

 

책의 이야기는 작은 마을에 자리한 한 가게에서 일어나는 일들이다. 그런데 흥미로운 점은 분명 가게이긴 하나 일하는 사람도 없고 뭔가를 팔지도 않는다는 것이다. 하지만 또 가게엔 물건이 있고 손님들이 찾아온다는 점에서 특이하다.

 

이 가게의 이름은 바로 '라이프(Life)'. 라이프의 운영 원칙은 이 가게를 찾는 손님은 누구라도 자신의 마음에 드는 물건을 가져가되 그 댓가로 자신이 사용하지는 않지만 다른 이들이 사용하면 좋을것 같은 물건을 놓고 가는 것이다.

 

어찌보면 우리나라의 아나바다 운동을 떠올리게 하며 마을사람들의 자발적인 기부로 운영되는 곳이라는 생각이 들게 한다. 그리고 어느 추운 날 할머니 한 분이 라이프를 찾아와 꽃씨가 담긴 종이봉지를 선반에 두고 간다. 얼마 전 세상을 떠난 할아버지가 평소에 소중히 가꾸던 꽃들의 꽃씨로 할아버지와의 사별로 너무 큰 슬픔에 빠진 할머니가 더이상 꽃을 키울 마음이 없어져 자신의 이야기와 함께 꽃씨를 두고 간 것이다. 그리고 집으로 돌아가려다 '추억은 언제까지나'라고 적힌 액자 하나를 가져 가게 된다.

 

이후 많은 사람들이 라이프를 찾아오는데 한 소년이 자신의 그림책을 두고 봄꽃 씨앗을 가져가고 유모차에 어린아이를 태우 부부가 찾아와서는 그림책과 함께 봄꽃 씨앗을 가져가며 커피잔 한쌍을 두고 간다. 이어 찾아 온 젊은 연인들은 한 쌍의 예쁜컵을 가져가며 봄꽃 씨앗도 가져간다. 그리곤 편지지 묶음을 두고 간다.

 

이렇게 사람들은 라이프를 찾고 자신이 가져온 물건을 두고 가면서 앞선 사람들이 두고 간 물건을 가져간다. 그리고 할머니가 두고 간 할아버지의 봄꽃 씨앗도 한 봉지씩 가져간다. 예쁜 꽃이 필 것을 기대하며.

 

시간이 흘러 찬 바람도 물러가고 봄이 찾아왔을 때 할머니는 열므에 피는 꽃 씨앗을 가지고 라이프를 다시 찾게 되고 여전히 할아버지와의 이별에 아파하던 할머니는 라이프의 문을 열었다가 숨이 멎는것 같은 기분을 경험한다.

 

그것은 바로 그동안 라이프에서 할아버지의 봄꽃 씨앗을 가져갔던 사람들이 정성껏 꽃을 키워 꽃을 가져다 놓았던 것이다. 할머니는 수많은 사람들이 가져 온 꽃과 함께 놓인 손글씨 카드를 보며 실로 오랜만에 행복한 미소를 짓게 된다. 그리고 이런 모습은 집으로 돌아가는 길 곳곳에서 마주하게 되면서 할머니는 다시금 행복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라이프라는 이름처럼, 누군가의 소중함과 행복한 기운이 깃든 물건들은 또다른 이에게로 옮겨가 새로운 주인에게 그런 마음을 똑같이 느끼게 하는것 같고 이는 결국 마을 전체를 행복하게 만들어주는것 같다. 이는 비록 서로가 서로를 모를지라도 충분히 응원의 힘이 되어줄 수 있음을 느끼게 하는것 같아 삶이란 결국 혼자가 아닌 함께 살아가는 것임을 다시금 깨닫게 하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책의 후반부에는 위와 같이 컬러링 손글씨 카드가 담겨져 있어서 자신만의 행복했던 순간들을 기록해도 좋을것 같고 다른 이와의 소중한 추억을 공유해도 좋을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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