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라고 말하는 게 뭐가 어때서 - 할 말은 하고 사는 사노 요코식 공감 에세이
사노 요코 지음, 전경아 옮김 / 을유문화사 / 2017년 4월
평점 :
절판


 

『아니라고 말하는 게 뭐가 어때서』라고 말하긴 쉬워도 막상 그러라고 하면 쉽진 않을 것이다. 이는 어쩌면 감정을 잘 드러내지 않기로 유명한 일본인도 별반 다르지 않을것 같은데 특히나 우리나라 사람들의 경우 어릴 때부터 감정을 밖으로 드러내기 보다는 안으로 참아내기를 강요받다시피 하면서 자랐고 커서도 참아야 한다는 또는 당당히 'NO'라고 말한다는 것은 은연중에 모난 돌이 정 맞는다는 말을 연상케 한다는 생각을 심어주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그러니 세대차이라는 말이 생겨날 정도로 이전까지 아니여서 참고 그렇게 말하고 싶어도 속으로 삭힌 채 살아 온 세대에게 당당히 아닌건 아니라고 말하는 세대는 낯설면서도 한편으로는 버릇없다고 여겨질지도 모른다.

 

물론 단번에 변화되지는 않을 것이고 진짜 아니라고 단호하게 말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노력할 필요는 분명 있어 보인다.

 

그런 가운데 국내에서는 『사는 게 뭐라고』『열심히 하지 않습니다』등으로 많은 인기를 얻은 사노 요코는 자기 멋대로 사는 것이 아니라 남들의 비위를 맞추지 않고 나답게 사는 인생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를 들려준다.

 

이분의 이야기는 어딘가 모르게 연륜이 느껴진다. 소위 세월의 내공이 느껴지는 글들이다. 나이를 먹는다고 해서 마냥 어른이 되지는 않는 것처럼 삶에서 깨달은 바를 통해서 스스로를 단련시켜나가고 또 그렇게 성숙해져간다는 것이 무엇인지를 글에서 느낄 수 있는것 같은데 『아니라고 말하는 게 뭐가 어때서』에서는 제목만큼이나 솔직담백한, 그렇지만 당당하기 그지없는 사노 요코식 인생기가 펼쳐진다.

 

흥미로운 점은 머리말이 존재하지 않는 책이며 이를 대신해 작가의 자문자답이 소개되니 사노 요코라는 인물과 관련해서도 의미있는 나름의 인터뷰 시간이 될 것 같다.

 

착한 아이 콤플렉스에 걸린 것마냥 주변에서 어떤 말을 하든지 간에 하고 싶은 말도 참아야 하는 경우가 많았던 우리들에게 이 책은 자신만의 소신과 철학으로 다른 사람들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은 채 당당히 살았던 40대의 사노 요코가 선보이는 산문집으로 어딘가 모르게 시니컬한 분위기지만 그속을 들여다보면 누구보다 삶에 대한 애정을 지녔던 사람이구나 싶은 생각이 들게 하는 다양한 에피소드들로 채워져 있어서 한편 한편 의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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