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화 사대주의는 아니나 가끔 외국 사람들이 생활하는 모습을 보면 참으로 여유롭다는 것이
부럽다. 물론 사회적인 환경이 국민들로 하여금 그런 삶을 살 수 있도록 기반을 마련해주는 부분도 크겠지만 여유로움 속에서도 진짜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살아가는 모습은 때론 놀라움을 동반하기도 한다.
최근 북유럽이 인기다. 인테리어나 라이프 스타일은 물론 교육 스타일, 이제는 그들의 삶 전반에
걸친 분위기를 대변하는 말이 국내에서도 유행하고 있는 휘게라든가 욜로, 티타임을 의미하는 피카 등이 국내에서도 점차 관심을 모으는 것은 지나치게
빠름을 강조하고 진정한 휴식이 없는 삶을 살아 온 우리나라 사람들이 웰빙과는 또다른, 어쩌면 일상에서 마음의 여유로움을 누리고자 하는 의미에서
일텐데 『베를린 다이어리』을 보고 있으면 그런 분위기가 물씬 풍겨서 참 좋다.
책 속에는 상당히 많은 수의 사진이 포함되어 있는데 전반적으로 그 느낌이 따뜻하고 여유로움이
느껴진다. 어찌됐든 그곳도 사람 사는 곳이 바삐 움직이는 사람도 있을테고 급한 일도 있겠지만 사진 전반에 흐르는 왠지 모르게 따스하고 편안한
분위기는 낯선이도 어느덧 동화될것 같기만 하다.


예전에 어딘가에서 본 스트레스 지수에 따르면 이사는 의외로 높은 스트레스 지수를 보인다.
하물며 퇴사에 이사도 아닌 외국으로의 머물기 위한 떠남이라니 분명 쉽지 않았을 선택이지만 저자는 전세계의 무수한 나라와 도시 중에서도 베를린으로
가서 베를리너로서 살아가는 이야기를 이 책 속에 담아낸다.
'더 늦기 전에'라는 말은 달콤한 유혹처럼, 또 위험한 도발처럼 일상에서 몇번이고 우리를
흔들고 있는지 모른다. 그러나 이를 실행에 옮기는 사람은 많지 않을텐데 저자는 그렇게 떠난 유럽 여행의 마지막 여행지이자 도시인 베를린에서
일상의 매력을 발견하게 되고 살아보겠다는 결심을 하고 또 그렇게 하게 된다.
여행자와 거주자의 중간쯤에서 바라 본 베를린, 그런 상황에서 놓인 베를리너의 이야기. 분명
흥미롭다. 마치 블로그에 그날그날 자신의 이야기를 솔직하게 담아낸것 같은 진솔함이 묻어나는 이야기는 곳곳의 풍경 사진과 함께 잘 어울어져
읽는내내 간접적으로나마 베를린을 느끼게 해준다.
다소 아쉬운 점이 있다면 책속의 글자가 조금만 더 컸더라면 좋지 않았을까하는 생각이 들긴
하지만 전체적인 내용이나 디자인 등에 있어서도 좋았던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