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인적으로는 걷기를 좋아해서인지 마치 '골목길 걷기 예찬론' 같기도 한 『골목 바이 골목』이
흥미로웠다. 걷다보면 버스나 자가용을 타고 다닐때는 볼 수 없었던 모습도 만날 수 있고 차가 들어가기 힘든 길도 걷기라면 가능하니 여러모로 좋은
점이 많다.
물론 요즘에는 혼자서 걷는다는 것이 안전에 위험이 되기도 해서 인적이 드물거나 한적한 골목을
걷기가 다소 두렵기도 한게 사실이지만 안전상의 문제만 없다면 분명 행복한 시간이 될 수도 있을것 같다.
이 책의 저자인 김종관 감독은 자신이 연출한 여러 영화에서 이미 서촌 일대의 골목들을
등장시켰다고 하는데 이번에는 이렇게 호라자로 담아내고 있는 셈이다. 사실 서울의 지리를 잘모르니 대표적인 왠만한 사람들은 다 알만한 창경궁
돌담길 같은 곳들은 알것도 같지만 대부분의 풍경들은 이 책에서 묘사된 바대로 상상의 나래를 펼쳐보게 된다.


흥미로운 점은 저자가 골목 길들에 상당한 애정을 간직하고 있는것 같다는 것이다. 어려웠던
어린시절을 보낸 그 길도 지금 돌이켜 보면 추억으로 자리했고 길 하나하나에도 사연이 존재하고 또 어찌나 세심하게 걸었는지 마치 영상으로 만나는
골목길을 화면 밖에 자리한 저자가 내래이션으로 소개해주는것 같은 기분이 들 정도이다.
만약 책 속의 골목에 서서 이 책이 이끄는대로 움직인다면 어떨까 싶은 생각도 드는 것이 저자가
보고 느끼고 그속에서 만나는 추억을 작게나마 공유할 수도 있겠구나 싶기도 하다.
직업적인 이유로 자신의 내부에서 창작의 그 어떤 기운도 찾아볼 수 없을 때 저자는 편한
운동화를 신고 걸을 곳을 찾는다고 한다. 여기에 돈과 시간의 여유가 허락되면 더 먼 곳을 찾기도 한다는데 이때 주로 걷는 곳들이 작은 골목들이며
화려한 번화가보다는 왠지 서울에 아직 이런 곳이 있었나 싶은 생각이 들게 하는 곳들인것 같아 서울 사람들에게도 이 책은 마치 너무나 익숙한
도시에서 새로움을 찾게 해줄것 같다.
매번 가던 일이라고 해도 다른 시간과 계절이 주는 색다름, 어느새 발견한 샛길로의 걷기가 낯선
모습을 선사해 그 자체로 좋은 여행이 되어준다니 이 책을 통해서, 그리고 저자의 이야기를 통해서 여행의 새로운 정의와 걷기의 즐거움을 발견하게
되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국내외의 여러 골목길을 걸으면서 만나게 되는 풍경들을 책으로나마 만날 수 있다는 점도 좋고
어쩌면 놓치고 지나칠 수 있는 곳들에 의미를 부여해 자신만의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부분도 이 책을 읽는 묘미가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