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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여우가 잠든 숲 세트 - 전2권 ㅣ 스토리콜렉터
넬레 노이하우스 지음, 박종대 옮김 / 북로드 / 2017년 4월
평점 :


『여우가 잠든 숲』은 이제는 명실상부한 '독일 미스터리의
여왕'으로 자리매김한 넬레 노이하우스의 '타우누스 시리즈'이다. 그녀가 지금처럼 미스터리 소설계의 여왕으로 불리기까지의 과정을 보면 그 자체로
마치 드라마틱한데 이 작품은 그녀가 시한부 선고를 받고 이를 이겨낸 끝에 2년만에 선보이는 작품이라는 점에서 주목받았을 것이다.
이야기의 시작은 1972년과 그로부터 40년이라는 시간이 흐른
2014년까지 이어져 오는데 이 시리즈의 경우에는 넬레 노이하우스에게 인생의 전환점에서 쓴 소설이라고 봐도 좋은것처럼 강력반 반장인
보덴슈타인에게도 전환점이 될 시기에서 벌어졌다는 점이 상당히 흥미롭다.
1972년에 분명 살인사건일 것이라 짐작되는 어떤 사건이 흐른
뒤 2014년 한 캠핑장에서 화재가 발생한다. 캠핑장 내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여동생 부부네에서 얹혀 살고 있던 펠리치타스 몰린은 여동생 부부가
5년 만에 호주로 휴가를 간 후 혼자 그곳을 지키고 있었는데 가을 산속이라 기온이 제법 쌀쌀해진 10월의 어느 날 커다란 폭발음과 함께 화재를
목격하고 이를 신고하게 된다.
처음엔 그 일대에서 발생한 연쇄방화범을 소행일것이라 생각하지만
불타버린 캠핑카 안에서 신체 한 구가 발견되면서 사건은 일약 살인사건으로 변경된다. 화재 진압으로 살해 현장의 감식이 어려운 가운데 그날 술에
취해있던 몰린은 폭발음 이후 자동차 한 대와 화재 신고를 하는 자신을 보고 웃는 누군가의 모습을 봤다고 말하지만 현장에 있던 소방관과 사건
소식을 듣고 현장을 찾은 보덴슈타인은 그녀의 상태에 처음엔 믿지 않는다.
전처인 코지마가 세계 각지로 다큐멘터리를 찍으러 다니면서 딸인
소피아를 보덴슈타인에게 자주 맡기게 되고 지나치게 자유분방하게 자란 딸은 통제불가에 가까워 수시로 사건 현장에 가야 하는 보덴슈타인에겐 힘든
나날의 연속이다.
게다가 사건을 접하고 이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이제는 사라져버린
피해자와는 달리 가해자가 정신 이상 등의 진단을 받고 제대로된 죄값을 치르지 않고 언젠가는 다시 세상 속으로 나오게 되자 그동안 자신이 생각한
정의에 대한 회의감을 느끼게 되면서 1년 간의 안식년을 보내고자 상부에 신청한 상태이다.
당분간 형사로서의 삶을 뒤로하고자 했던 그에게 이번에 발생한
사건을 피아와 함께 수사해 가면서 보덴슈타인은 이 사건이 과거 42년 전 발생한 자신의 어릴 적 소꿉친구와 애완여우 실종 사건과 관련이 있음을
알게 되는데...
시체로 발견된 한 남자, 이어 남자의 신원을 알아내고자 찾아간
동네 할머니까지 살해되고 그들이 목격자를 찾아다니는 동안 세 번째 살인까지 발생하면서 과연 1972년 8월 루퍼츠하인의 숲속에선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인지를 밝혀내야 함을 알게 된다.
유일하게 자신의 것이였던 애완여우 막시, 러시아에서 독일로
이주를 와 보덴슈타인과는 단짝이 된 아르투어라는 소년. 타우누스에서 낯선 존재나 다름없던 아르투어와 그의 가족들, 그로 인해 따돌림을 당했던
아르투어를 누구보다 지켜주고자 했던 보덴슈타인이다.
그러던 어느 날 1972년의 8월 보덴슈타인은 보고 싶었던
TV 프로그램 때문에 항상 집까지 데려다주던 아르투어를 막시와 함께 보내지만 그 날 이후 둘은 볼 수가 없게 된다. 결국 이것이 가장 아끼던
존재의 실종으로 이어졌고 보덴슈타인에겐 상처와 죄책감을 동시에 선사한 일이 된다.
넬레 노이하우스 특유의 상당히 많은 등장인물과 그들의 복잡한
관계도, 그리고 거의 모든 인물들이 42년 전 사건과 현재의 사건과 어떤 식으로든 연결지어져 있다는 점에서 그녀의 책은 끊어서 읽기 보다는 한
번에 몰아서 읽어야 더 묘미가 있는것 같다.
과연 안식년을 갖고자 했던 보덴슈타인이 이 사건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과거 어린시절의 아픔까지도 덜어낼 수 있을지, 하나씩 맞춰져가는 퍼즐의 완성된 모습이 흥미로운 책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