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히 성범죄의 천국이라는 불명예를 얻고 있는 곳이 바로 지금의 대한민국일 것이다. 점차
증가하는 성범죄의 수치도 문제이겠지만 그에 대한 낮은 처벌 수위도 늘 문제가 되어 오고 있다. 이는 사회 전반적인 시선 역시도 점차 달라지고는
있으나 여전히 성폭력의 피해자들에게 문제의 원인을 돌리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런 가운데 『그냥 좋게 받아들이세요』는 상당히 많은 것을 시사하는것 같다. 내용을 모르고
보면 과연 이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알 수가 없을텐데 이것이 단순한 개인적인 경험에서 탄생한 그래픽노블이 아니라 실제 경험한 성폭력의
모습이라는 점에서 보면 이 말은 피해자를 두 번 죽이는 말이여서 참으로 잔혹하게 들릴 정도이다.
이 책은 그래픽 디자이너이자 일러스트레이터인 마리아 스토이안의 첫 작품인 동시에 그녀가
수학한 에든버러 미술대학의 석사학위 프로젝트이기도 하다. 이는 성적 학대, 성희롱, 성폭력 등의 실제적인 경험을 담아내는데 발표 이후 다양한
매체로부터 수상을 하게 된다.
실제로 성폭력을 경험한 전 세계의 남녀로부터 받은 익명의 메세지를 그래픽노블이라는 수단으로
표현해내고 있는데 간단하지만 강렬한 글과 그림은 그 어떤 영상 못지 않은 임팩트를 선사하는게 사실이다.
결코 쉽지 않았을 자신의 경험을 고백하게 된 것은 아마도 이것이 자신의 잘못에서 비롯된 것도
아니며 가해자의 말처럼 그냥 피해자만 참으로 되는 일도 아니며 오히려 실제 사례를 이야기함으로써 다시는 그런 가해자가 성폭력을 가볍게 생각하지
않도록 만들기 위함이 아닐까하는 생각도 든다.
일상에서 너무나 쉽게 자행되는 다양한 성폭력의 행태를 보면서 그 순간 당사자가 느끼는 솔직한
심정, 그 주변에서 혹시라도 제3자인 우리가 목격하면 어떤 행동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명확한 제시, 아울러 피해자를 대하는 방법 등이 부가적으로
소개되는 부분에서도 잘 만들어진 책인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