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의 아니게 최근 사노 요코의 작품을 여러 권 만나고 있다. 그중에서도 『추억이 뭐라고』는
마치 '~ 뭐라고' 시리즈같은 느낌마저 든다. 이분의 작품을 전부 읽은게 아니니 작품의 분위기나 작가의 성향에 대해 말할 수는 없지만 대체적으로
글들이 제목이라는 하나의 커다란 틀 속에서 제각각의 풍미를 자아내는 음식 같다.
서문도 없이 본격적으로 이야기가 시작되는 책은 제목처럼 추억이 키워드인 내용이다. 사람은
어쩌면 과거의 추억으로 현재와 미래를 살아가는지모 모른다. 나의 하루하루를 구성했던 모든 과거 속 추억을 전부 기억할 순 없겠지만 그래도
그중에서 유독 기억 속에 남는 추억은 존재하기 마련이다.
그 추억은 어느 특정한 사건과 관련된 것일수도 있고, 아니면 반대로 어떤 특정한 사람과
관련되거나 또 아니면 이 둘이 적절히 결합된 것으로 작성하고 그때의 추억을 떠올리는 경우도 있겠지만 현재의 어느 순간이 무엇인가가 계기가 되어
추억이 떠오를수도 있다.
이 책의 그녀가 살아 생전인 40대에 쓴 에세이로 수필가로 활동하던 초창기의 작품들이라고
한다. 많은 사람들에게 그렇겠지만 추억이라는 것은 인간이 지닌 기억력의 한계로 때로는 자의적으로 해석되어 현실과는 다르게 기억되기도 하다가 훗날
돌이켜보니 그렇지 않았음을 깨닫게도 되는데 『추억이 뭐라고』에 등장하는 그녀의 추억 속 이야기는 마냥 행복하지도 않지만 그렇다고 해도 지나치게
절망적이지도 않은, 지극히 개인적인 작가의 이야기일테지만 그 담담하지만 솔직함이 자칫 건조해질 수 있는 이야기에 흥미를 더하는것 같다.
지금까지 읽은 다른 책들도 그렇지만 지나치게 호들갑스럽지 않은 담담한 어조가 마치 깔끔하고
담백한 일본 정식을 마주한 느낌이라 추억이라는 키워드와도 잘 어울리는 책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