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이킬 수 없는 약속
야쿠마루 가쿠 지음, 김성미 옮김 / 북플라자 / 2017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과거의 어떤 사연을 간직한 것이 분명한 무카이는 자신이 일하던 바에 어느 때부터인가 자주 찾아와 아직 아마추어나 다름없던 자신에게 계속해서 여러 칵테일을 만들어 달라고 주문하던 오치아이의 끈질긴 제안에 이탈리안 요리를 파는 레스토랑 겸 바를 오픈하게 된다.

 

모아둔 돈도 없고 보증을 서줄 가족조차 없던 무카이이기에 상당히 구미가 당기는 제안에도 불구하고 처음에는 무카이는 계속 거절한다. 그러다 서서히 마음이 흔들리기 시작했고 자신의 처지를 솔직히 고백한 후 가게를 오픈하게 되고 공동경영자가 된다.

 

다만, 무카이는 자신은 마스터라 부르게 하고 오치아이를 오너라고 지칭하듯 여전히 가게 히스에 대한 소유는 오치아이에게 있다고 생각하다. 그렇게 15년이란 시간이 흐르고 초반 3년 정도 가게가 힘들었던 시기를 잘 넘긴 끝에 작지만 내실있는 가게로 키워낸 두 사람이다.

 

마치 가게의 이름인 '히스'처럼 황무지와 그곳에서 군생하는 키 작은 식물처럼 어디에 속하지 않은채 언제든 떠돌이처럼 고독하게 살아온 무카이도 그 사이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으면서 평범하지만 행복한 나날을 보게 된다.

 

무려 15년이라는 시간이 흐른 어느 날 그의 평온한 삶은 끝이 난다. 그에게 도착한 한 통의 편지,  그속에는 “그들은 지금 교도소에서 나왔습니다!”라는 한 줄의 글이 적혀 있었을 뿐이다. 그러나 그 한 줄이 무카이에게 던지는 파장은 삶을 온통 소용돌이 속에 몰아넣기에 충분해 보인다.

 

연이어 도착하는 편지는 과거의 무카이를 끄집어내고 자신의 과오에서 벗어나 새로운 사람이 되어 새로운 삶을 살아가던 무카이를 단숨에 끊어졌다고 생각했던 과거의 연장선상에 놓이게 한다. 자신이 받았던 도움에 대한 약속을 지켜야 하는 무카이, 과거의 그는 미래를 생각하면서 그 약속을 했을테지만 현재의 그는 지금 자신에게 주어진 것들을 지키기 위해 약속을 지키기가 어려워진다.

 

편지를 보낸 사람, 그 사람이 편지를 통해 과거의 약속을 지킬 것을 요구하고 현재에 그 약속을 지킬 수 없게 된 무카이가 과거 자신의 과오와 연관된 사람들을 추적해가고 그 과정에서 밝혀지는 반전과도 같은 진실은 일본 사회파 추리소설의 절대강자로 불리는 이 책의 작가인 야쿠마루 가쿠가 전달하고자 하는 죄를 저지를 사람은 영원히 행복해질 수 없고 또다른 삶을 꿈꿔서는 안되는가라는 고민거리를 제쳐두고서라도 충분히 흥미로운 추리/미스터리 소설로서의 자격을 갖췄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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