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크리스마스 캐럴』은 『반인간선언』 두번째 이야기로서 시작부터 강렬함을 선사한다. 주월우와
주일우는 쌍둥이 현제이다. 그런데 동생 주월우가 누군가로부터 심각한 폭행을 당한것 같은 모습을 한 채 물탱크 안에서 발견되면서 할머니가 충격으로
죽게 되자 주일우는 복수를 꿈꾸며 스스로 소년원에 들어가게 된다.
마치 형을 탈출시키기 위해 스스로 감옥에 들어갔던 미드 <프리즌 브레이크>가
떠오르는 대목이다. 주일우가 그렇게 했던 이유는 동생의 마지막 통화에서 소위 일진으로 불리는 아이들의 목소리를 들었고 그들이 범인일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사람이 죄를 지으면 감옥에 간다. 만약 나이가 어리면 소년원에 들어가게 되는데 간혹 이런
교화시설에서 오히려 범죄를 배우기도 한다는 이야기를 들어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주일우가 들어간 소년원도 어떤 면에서 그러하다.
그가 들어가서 직접 경험한 소년원은 죄를 짓고 들어 온 청소년들을 교화시키기 위한 장소가
아니라 오히려 또다른 폭력이 만들어지는 장소였다. 결국 복수를 위해 스스로 소년원에 들어가지만 그곳의 교정 교사인 한희상을 비롯해, 자신과
자신에 맞서는 일진 패거리를 비롯해 그들이 불러들인 고방천에 이르기까지 마치 폭력이 지배하는 세상이자 폭력이 유일한 해결책 같은 세상이다.
세상으로부터 철저히 고립된 완전히 다른 세상이기에 그곳만의 법칙이 존재하는 곳이기도 하다.
이곳이 우리 사회의 폭력성을 대변하는 곳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마치 폭력이란 수단 아래 모두가 괴물처럼 변해버린 곳은 바깥 세상과는 또다른
의미에서의 처절한 생존이 필요해 보일 지경이다.
낭만적이며 행복한 기운이 느껴지는 제목과는 달리 어쩌면 스스로 반인간 선언을 해버린 이들의
이야기가 생존과 맞물려 의미심장하게 느껴지는 그런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