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다리 아저씨 허밍버드 클래식 7
진 웹스터 지음, 한유주 옮김 / 허밍버드 / 2016년 10월
평점 :
품절


 

현존하는 모든 창작물 속의 캐릭터 중 가장 좋아하는 이가 바로 '빨강머리 앤'이다. 앤은 운명에 순종하지 않고 스스로의 삶을 개척해나간다. 게다가 지나치다싶게 긍정적인데 단순한 몽상가가 아니라 미래를 향해 꿈을 꾸고 그 꿈을 실현시키기 위해 스스로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며 결국 이뤄낸다.

 

그래서인지 앤은 어른이 된 지금도 내가 가장 사랑하는 캐릭터인데 지금 곰곰이 생각해보면 어렸을때부터 읽었던, 그래서 좋아했던 작품 중에 앤과 다른 듯 비슷한 인물이 있었다. 그녀는 바로『키다리 아저씨』의 '제루샤 애벗'이다.

 

둘은 여러모로 공통점이 있다. 부모가 누구인지 모르며 고아이다. 그러나 자신의 처지를 한탄하고 있기 보다 풍부한 상상력과 긍정적인 마인드로 주변에서 보면 절망적이라고 할 수 있는 상황에서조 좌절하지 않는다. 게다가 둘의 이름은 스스로가 원한 이름이라기 보다는 고아원 원장이 이름의 좋은 뜻을 고려했다기 보다는 짓기 편해서, 한 마디로 무성의하게 작명된 경우이다. 

 

흥미로운 점은 둘 모두 글솜씨가 뛰어난데 주디의 경우 자신이 살고 있는 고아원에서 매달 첫 번째 수요일이 되면 후원자가 방문을 하게 되는데 이때 97명의 고아들은 만발의 준비를 해야 했고 주디는 이때의 힘들었던 이야기를 글로 써서 화제가 된다.

 

어떻게 보면 고아원의 치부를 세상 밖으로 소개한 셈인데 이 글에 대해 문학적 기질을 발견하게 된 한 후원자가 그동안 여자아이는 후원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주디를 대학공부까지 시키겠다는 약속을 하게 된 것이다.

 

원장으로부터 이 소식을 들으러 가는 동안 마주한 그림자의 모습이 마치 긴 다리를 가진 큰 장님거미(daddy-long-legs, 이 책의 제목이기도 하다.)를 담아 이때부터 주디는 그 후원자를 키다리 아저씨라 부르며 그분의 지시대로 학업과 대학생활의 이야기를 편지에 담아 보내게 된다.

 

 

책의 대부분은 주디가 키다리 아저씨에게 보낸 편지의 내용으로 채워져 있다. 고아였기 때문에 일반 가정에서 지낸 다른 학우들의 이야기에 공감하지 못하기도 하고 마치 통과의례처럼 당연히 어렸을 때 읽는 책들도 주디는 읽지 못했기 때문에 아이들과의 대화에 동참하지 못하기도 한다.

 

결국 주디는 키다리 아저씨가 보내주신 용돈으로 자신이 생활하는데 필요한 것들을 구해 점차 보통의 아이들과 같아지기 위해 노력한다. 그러는 가운데 같은 방을 쓰게 된 줄리아와 샐리, 줄리아의 삼촌인 저비스 펜들턴 씨와 샐리의 오빠인 지미 맥브라이드와의 이야기 등을 써내려 간다.

 

시간이 흐르면서 주디는 점차 또래 아이들의 세계에 동화되어 가고 학업적으로도 우수한 성적을 거두며 자신은 깨닫지 못하지만 저비스 씨에게 점차 빠져들게 된다. 오래 전 쓰여진 작품인만큼 그 당시의 사회 계층이나 여성의 지위 등을 간접적으로나마 접할 수 있다는 점도 흥미롭다.

 

어떻게 보면 이름도 얼굴도 나이도 모르는 키다리 아저씨에게 편지를 보내던 주디가 종국에 가서 키다리 아저씨의 초대를 받고 그를 만나러 가고 만난 순간까지도 저비스와 키다리 아저씨가 같은 사람이라는 것을 깨닫지 못하는 모습, 이전에 저비스로부터 받은 청혼, 만남 이후 예상하게 되는 이야기는 전형적인 '신데렐라 스토리'처럼 느껴지기도 하지만 앤이 그러했듯 주디 역시도 자기 안에 내포된 작가로서의 잠재력을 잘 발휘해 지금의 모습까지 오게 된 것이니 누구보다 자기주도적인 삶을 산 인물이라는 생각이 들어 어른이 되어 다시 읽은 『키다리 아저씨』는 색다르지만 여전히 재미있는 작품으로 다가왔던것 같다. 더욱이 허밍버드 클래식 시리즈로 마치 그 당시의 편지를 읽는 듯한 느낌으로 만들어진 책이여서 더욱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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