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리사와 아키오의 작품은 마치 어른들을 위한 동화처럼 느껴질 정도로 따뜻한 분위기의 감동적인
해피엔딩을 선보여 왔다. 동화적이지만 그속에 담긴 이야기는 현실과 지나치게 괴리적이지 않아서 우리 주변 어디에선가 일어날법한 일이라는 생각을
하게 만들고 바로 이런 생각이 종국에는 감동을 배가시키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모리사와 아키오의 최신작이 바로 『반짝반짝 안경』이다. 그의 작품 속에는 지나친 악역이
없는것 같은데 이 책 역시도 그러해서 아케미, 아카네, 유지, 야요이라는 네 주인공의 이야기를 담아내지만 소위 요즘 막장 드라마에서나 볼 법한
선악의 이분법적인 대결도 없다. 그래서 어쩌면 더 모리사와 아키오의 작품이 눈길을 끄는지도 모르겠다.
이야기는 아케미가 자신이 사랑하는 고양이인 페로가 죽자 페로를 땅 속에 묻어주는 것으로
시작한다. 어린시절 따돌림을 당했던 아케미에게 페로는 친구 이상의 존재였던 것이다. 그래서인지 아케미가 페로와 이별하는 장면은 사람 vs
동물이라기 보다는 소중한 존재와의 이별이라는 부분에서 마음 아프게 다가온다.
이후 아케미는 헌책방에서 우연한 기회에 책 한 권을 사게 되는데 그 책속에는 어떤 구절에 줄이
그어져 있고 마치 운명처럼 역시나 책 속에서 발견하게 된 명함에 적힌 메일주소를 통해서 아카네를 만나게 되고 책이 이어준 운명보다 더 큰 운명을
느끼게 된다.
하지만 아카네에겐 죽음을 앞둔 사랑하는 유지가 있었다. 여기에 야요이는 짝사랑이 아닌 함께
하는 사랑을 하고 싶지만 번번히 거절을 당해 아픔을 겪는 인물이다. 한편 유지는 자신의 상황을 알기 때문에 아케미를 보내주려고 하지만 아카네는
오히려 그런 상황에서도 행복을 찾으려 한다. 아마도 이런 아카네의 모습이 어린시절의 아픔 때문에 내성적으로 변한 아케미에게는 자신이 가지지 못한
부분에 대한 매력으로 다가오지 않았을까하는 생각도 해본다.
긍정적인 마음을 가져야 한다는 것을 우리는 알지만 막상 좌절하게 되는 힘든 순간에는 긍정적으로
생각하기란 쉽지 않다. 그런데 아카네는 유지와의 관계에서도 볼 수 있듯이 어떠한 순간에도 행복을 찾으려는 자세를 잊지 않는다. 아카네가 그렇게
할 수 있었던 것을 이 책에서는 '반짝반짝 안경' 때문이라고 말한다.
이처럼 『반짝반짝 안경』는 지나치게 자극적인 것들이 판을 치는 요즘 잔잔하지만 비현실적이지
않고 따뜻한 시선으로 주인공들의 이야기를 담아내는 작가의 역량이 돋보이는 작품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