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유언
안드레이 마킨 지음, 이재형 옮김 / 무소의뿔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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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의 유언』은 프랑스 최고의 문학상이라 불리는 공쿠르상, 메디치상, 고등학생들이 선정하는 공쿠르상을 동시에 수상한 놀라운 작품으로 지난 1995년에 출간된 이 책의 저자인 안드레이 마킨의 삶을 보면 그 자체로 마치 소설 속 이야기 같은 느낌이 드는데 모스크바에서 공부를 했던 그는 노브고로드에서는 철학을 가르쳤고 1987년에 프랑스로 정치적 망명을 하게 되지만 이후 그의 삶은 순탄치 않았다.

 

러시아에서의 삶과 비교하면 파리에서의 삶은 너무나 달랐고 심지어는 페르라세즈라는 공동묘지에 있는 지하묘소에서 살기도 했다니 실로 놀랍기도 하다. 그 틈틈이 글을 쓰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았고 원고는 여러차례 출판사로부터 반려된다. 그러나 결국 그의 능력을 알아 본 한 편집자로 인해 그의 작품은 세상에 빛을 보게 되었고 앞서 이야기 한 문학상 3개를 동시에 수상하는 기염을 토하게 된다.

 

이런 연유로 인해서 마치 작가 자신의 자전적 이야기가 아닐까 싶을 정도로 독자의 입장에서도 이야기에 더욱 몰입해서 읽게 되는것 같다.

 

이야기의 시작은 '나'라는 주인공이 시베리아 초원 지대의 인근 마을에 있는 할머니 집에서 여름방학을 보내게 되었을 때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여름날의 황혼이 드리워진 그때 소년은 우연히 그 사진을 보게 된다. 아니, 그 사진이 불쑥 나타난 것이다. 소년은 곧 할머니에게 물어본다. 이 사진 속의 여자가 누구인지...

 

바로 그때 할머니의 두 눈속에선 순간적으로 파문이 인다. 그리고 할머니와의 대화를 통해서 프랑스인이자 러시아인이 두 나라의 경계선에 서 있는 듯한 존재로서의 자신을 생각하게 만든다.

 

시대가 변해 한 나라에만 해도 여러 국적의 사람들과 인종이 있고 그 이상으로 다양한 문화가 존재하지만 이들이 모두 현지에 고스란히 묻어나지는 못한다. 때로는 부적응과 사회의 냉혹한 현실 속에서 좌절하기도 하고 그로 인한 범죄가 발생하는 등의 여러 이야기들이 지금도 존재한다.

 

지금과도 결코 다르지 않은 소년의 상황은 두 가지의 문화 속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고민해야 하는 순간순간들에 대해, 그 감정과 정서에 대해 아주 섬세하게 표현하고 있는데 러시아 사람이라고 생각하며 러시아에 머물 때는 프랑스적인 것을 자신의 내면에서 지우려하지만 파리로 돌아오면 이제는 자신 안에 러시아적인 것들이 살아나는 혼란은 아마도 작가 자신의 생생한 경험이 있었기에 가능했을 것이다.

 

그 어느 나라보다 다양성과 박애의 정신을 가졌다고 알려진 프랑스 내에서 러시아에서 정치적 망명을 한 모스크바 출신 작가의 작품이라는 것이 3가지의 문학상이 지니는 의미를 더욱 높이는것 같아 좋은 책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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