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래도 함께
존 아이언멍거 지음, 이은선 옮김 / 현대문학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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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래도 함께』는 전체적인 스토를 보면 판타지 SF 영화로 만들기에 딱인 이야기라는 생각이 드는 책이다. 신비로운 분위기 속에서도 문명과는 동떨어진 모습이 건강한 웃음을 자아내기 때문이다.

 

마치 국내에서 한 때 유행어까지 있었던 영화 <웰컴 투 동막골>이 떠오르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한국전쟁 당시 외부의 피터지는 긴박한 전쟁상황과는 달리 너무나 평온한 마을 동막골, 전쟁의 생생한 현장 속에 있다 오게 된 양측 군인들의 시선에선 동막골 사람들은 낯설고 순수하다 못해 무지하게 느껴질지도 모른다. 그러나 결국엔 각기 다른 상황에 처한 군인들은 동막골 사람들의 순수함에 동화되고 결국 마을을 지키기 위해 생애 단 한번 합작을 선보인다.

 

이 책은 2012 코스타 북 어워드 신인상 후보이자 2015 코냑 유럽 문학상 수상 작가이기도 한 존 아이언멍거의 장편소설로 세인트피란 마을의 모래사장에 알몸의 젊은 사나이가 떠밀려 오면서 시작된다. 세인트피란은 영국 지도 끄트머리에 있는 콘월 주의 외딴 어촌 마을로 마을 사람들은 이 사나이를 다행히도 구조해낸다.

 

다양한 사람들이 살아가는 마을에서는 정체를 알 수 없는 이 남자를 편견없이 받아들이지만 사실 그는 엄청난 비밀을 간직한 존재로 자신이 설계한 컴퓨터 프로그램을 이용해 문명의 붕괴를 예측하게 된 그는 다가올 미래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런던에서 도망쳐 나온 것이였다.

 

최첨단의 공간에서 도망쳐 온 곳이 아이러니 하게도 휴대전화 전파조차 터지지 않고 사람들은 뉴스도 보지 않으며 인구 수는 300명을 조금 넘는 곳이다. 현실로부터 도피한 그가 바다에 뛰어들지만 긴수염고래로 인해 이 평화로운 바닷가 마을까지 밀려올 수 있었고 결국 살아남게 된 조는 마을 사람들에게 닥쳐 올 미래를 알려주고자 노력하지만 그의 말을 믿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지구 문명의 붕괴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남자의 고군분투는 평화로운 세인트피란 마을에서는 통하지 않는다. 누가 믿을 수 있을까? 오히려 그가 바다에서 구조되었기에 충격으로 머리가 이상해졌다고 말하는게 더 믿겨지지 않을까?

 

분명 조의 입장에서 보자면 두렵고 답답하고 긴박하지만 그와는 대조적인 세인트피란과 마을 사람들은 묘하게도 어울어지고 결국 절망적이였던 조 역시도 이곳에서 점차 달라지게 되는 것이다.

 

이 책은 출생과 성장배경, 그리고 IT 컨설턴트로 일해온 경력이 고스란히 담겨져 있어서 환상적으로 느껴지만 허무맹랑하게 느껴지지 않는 묘한 재미와 매력을 선사하는것 같아서 개인적으로는 영화로 만들어졌으면 하는 바람이 있을 정도로 만족스러웠던 책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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