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세상의 모든 크고 작은 생물들』은 2016년에 탄생 100주년을 맞은 수의사 제임스
헤리엇의 이야기로 26개국 언어로 번역되어 45년 동안 무려 1억 부 가량이 팔린 놀라운 작품이다. 개인적으로는 올해 처음으로 만나게 된 책으로
그 존재조차 몰랐던게 사실이다.
이미 영국에서는 BBC를 통해서 TV 시리즈로 제작되었고 2,000만 시청자들에게 감동을
선사한 이야기라고도 하니 여러모로 놀라운 작품이라는 생각이 든다.
개인적으로 동물을 키우지도 않고 딱히 좋아하는 동물도 없지만 최근 국내외에서 동물과 관련한
문제가 발생할 때마다 적어도 그것이 옳지 않은 일이며 그런 끔찍한 일을 자행하는 인간의 잔혹함에 놀라기도 한다.
꼭 수의사라는 직업 때문만이 아니더라도 한 인간이 생명에 대해 보여주는 자세는 존경받아
마땅하다고 생각한다. 게다가 어느 특정 동물만이 아니라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가장 작은 동물에서부터 큰 동물에 이르기까지 한결같은 자세로,
편견없이 동물을 대하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그가 동물이 아닌 인간에게도 분명 그러했을 것이란 생각이 들어서 존경스러워진다. 이미 수십 년
전부터 그런 자세를 지녀온 사람이라니 말이다.
책의 표지를 보면 전원적인 풍경, 목가적인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데, 영국 잉글랜드의
선덜랜드에서 태어나 스코틀랜드의 글래스고로 이주한 이후 그곳에서 수의과대학을 졸업한 뒤에는 수의사 조수로 일했고 제2차 세계대전 당시에는 영국
공군으로 복무하기도 했지만 이를 제외하면 평생을 요크셔의 푸른 초원에서 살았다고 한다. 그리고 50세가 되던 해에 자신이 살아온 곳에서의 경험을
담은 이야기를 책으로 펴내기 시작한다.
어떤 댓가를 바라기보다는 순수한 애정으로 모든 크고 작은 생물들을 대하는 모습은 분명 우리가
본받아야 할 자세라는 생각이 들고, 수의사로서 생활하며 경험한 이야기나 그와 연장선상에서 볼 수 있는 의료 부분에 대한 이야기는 분명 지금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라 그때의 상황을 만날 수 있어서 색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크고 작은 생물들에 대한 이야기가 주된 흐름이긴 하지만 이처럼 다소 중심에서 벗어나 있지만
저자의 본업을 생각하면 결코 무관해보이지 않는 수의업에 관련한 이야기를 읽는 것도 흥미롭고, 우리가 수의사를 떠올렸을 때 치료하는 동물들에 대한
대상이 달라진 점 등을 고려할 때도 흥미롭게 느껴진다. 그래서인지 과연 TV 시리즈는 어떻게 제작되었을지, 어떤 영상을 담고 있을지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