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가 스며든 오래된 장소, 스케치북 들고 떠나는 시간여행
엄시연 글.그림 / 팜파스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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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이 빠르게 돌아가는 세상에서 느림의 미학을 찾는 것은 어쩌면 빠른 세월의 변화 속에 잊혀져 가는 것에 대한 그리움을 표현한 다른 말일지도 모르겠다. 디지털 시대에 아날로그적 감성이 주목받고 디지털 제품의 마케팅에서 이것이 활용되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종종 여러 사진 자료를 통해서 수십 년 우리나라 풍경이나 우리나라 사람들이 살아가던 모습을 지금과 비교해보면 참으로 격세지감을 느끼게 되는데 그 과정에서 과거에는 존재했으나 이제는 없어지거나 모습을 달리해 재창조되는 것도 만날 수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중고서점이 그렇다.

 

내가 중고등학교 시절 다녔던 소위 헌책방으로 불리던 중고서점은 오래된 책들이 그만큼이나 오래되어 보이는 책장에 줄지어 서있고 책 먼지 속에서 원하는 책을 골랐지만 이제 중고서점하면 신간을 파는 서점 못지 않은 인테리어와 엄청난 규모를 자랑하기도 한다.

 

이런 변화가 좋은 점도 있고 반대인 경우도 있겠지만 그 시절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것만큼은 막을 수가 없을것 같다.

 

그런 가운데『스케치북 들고 떠나는 시간여행』의 저자는 오래된 장소, 오래된 이야기를 좋아할 수 있었던 것은 어릴 적 방학 때마다 시골의 조부모님 댁에서 보낸 추억 때문이였다고 말하는데 시간이 흘러 이제는 추억에서만 존재하는 그리움을 생각하게 된다.

 

그러다 3년간의 미국 생활 후에 다시 돌아온 한국의 변화에 주목하게 되고 그 특유의 분위기가 사라진 채 점차 획일화되어 가는 모습에 안타까워하다 사진 한 장 남기지 못하고 그리워했던 조부모님의 시골집처럼 사라진 뒤 안타까워하거나 그리워하지 않기 위해 스케치북을 들고 여행길을 떠난다.

 

 
 

 

이후 그 여행길에서 만나게 된 사람들과 장소에 대한 이야기를 1년이 넘는 시간 동안 네이버 포스트에 연재를 하게 되고 사람들로 하여금 따뜻한 반응을 불러일으키고 살을 더 붙여서 이 책의 모습으로 세상에 나오게 된 것이다.

 

마치 우리나라 역사 속 한 페이지를 만나는것 같은  느낌이 물씬 풍기는 책이다. 무엇보다도 사진이 아닌 스케치북에 엔틱한 분위기를 자아내게 만드는 그림으로 표현하고 있다는 점이 참 매력적이다.

 

그곳에서 전설이 된 사람들이라는 테마로 오래된 공간과 유명인의 조합을 보여주기도 하고 100년의 세월이 깃들어 있는 가게들, 오래된 공간이 현재에 이르러 새로운 모습으로 변해 과거와 현재가 만나 만들어 낸 이야기를 들려준다.

 

 

마치 과거로의 시간여행을 떠나는것 같은 기분인데 각 장소에 대해서는 언제부터 존재해져 왔는지를 알려주는 동시에 그곳만이 지닌 이야기, 특유의 분위기, 그 공간이 원래 지닌 목적과 그곳에 머물러 있는 시간에 대한 감상이 잘 표현되어 있다.

 

획일화되지 않은 그곳만의 매력이 물씬 풍기는 곳에서 시간이 흐르는 동안 축적된 이야기를 만날 수 있다는 점이 흥미롭게 느껴져 기회가 된다면 개인적으로도 가보고 싶어지는 공간들을 알게 된것 같아 즐거운 시간여행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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