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베르 카뮈의 최후의 작품이라 불리는 『최초의 인간』은 책속의
주인공인 자크 코르므리는 카뮈 자신을 떠올리게 하는 작품이기도 하다는 점에서 여러모로 흥미로운 작품이다. 어머니의 부탁으로 자신이 어릴적 전사한
아버지의 무덤 앞에 찾아간다.
40세가 된 자신보다 젊은 나이에 전쟁에서 목숨을 잃은
아버지를 생각하며, 아버지를 기억하는 사람들을 찾으려는 목적으로 알제리에 가게 되는데 알베르 까뮈가 프랑스 식민지였던 알제리 몽드비에서
출생했다는 점과 그의 아버지가 1차 세계 대전에서 전사하고, 자신은 청각 장애를 가진 어머니와 엄한 할머니 밑에서 빈민가나 다름 없는 곳에서
살았었는데 자크 코르므리 역시도 알베르 까뮈의 분신처럼 그런 어린 시절을 보낸 것이다.
어린 나이에 아버지가 없는 생활은 가난으로 힘들었고, 어머니는
청각 장애와 이후 말조차 잃어 버렸기에 아버지에 대한 기억을 찾기란 쉽지가 않다. 그렇게 결국 자크는 아버지의 흔적을 따라 가는 일들이 과거와
현재가 교차되면서 진행되는 것이다.
'최초의 인간'이란 결국 아버지의 무덤 앞에서 섰던
자크(알베르 까뮈이기도 할 것이다.)가 자신이 기억하지 못하는 아버지의 존재로 인해서 스스로가 최초의 인간이 되어 버렸다는 것을 의미한하는
것이다.
자신을 최초의 인간이라 칭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 놓인 자크의
현재와 과거 어려웠던 가정환경이나 이후 아버지의 흔적을 찾아나서는 모습을 보면서 마치 그 당시 가장을 전사자로 둔 가족의 모습이나 그로 인해
자신을 따라다닐 수 밖에 없는 지나간 현실이 참 슬프게도 느껴진다.
그리고 자신이 '최초의 인간'이기에 앞으로 자신의 인생 역시도 스스로가 개척해 나가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고 있는것 같기도 해서 알베르 까뮈가 『최초의 인간』을 통해서 자신의 인생을 회고했을지도 모르겠다.
그래서일까? 책을 읽고 나서 보니, 왠지 알베르 까뮈의 다른 책들을 읽기 전 그의 최후의
육성이자 자전적 소설이기도 하다는 『최초의 인간』을 가장 먼저 읽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