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과 죽음은 결코 멀리 떨어져 있지 않다. 자신의 운명을 이미 알고 있지 않는 이상 우리는
자신에게 언제 죽음이 닥칠지는 아무도 모른다. 둘은 마치 동전의 양면처럼 뗄래야 뗄 수 없는 사이로 공존하지만 우리는 살아있는 동안 죽음을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그러나 가까운 사람과의 사별이나 주변에서 마주하게 되는 죽음, 나에게 닥친 위험 등이 있을
때에야 비로서 죽음을 생각해본다. 태어났으니 언젠가는 죽게 되리라는 당연한 사실을 모두가 알고 있지만 우리에게 주어진 한정된 시간을 우리는 마치
평생토록 이어질 것인마냥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은채 하루하루를 흘러보내기도 하는 것이다.
어쩌면 『바이올렛 아워』의 저자인 이자 뉴욕 대학 교수이면서 작가, 저널리스트이기도 한 케이티
로이프 역시도 우리와 비슷한 사람이였을지도 모른다. 그런 그녀가 처음으로 생명의 위협을 느끼게 된 것은 폐렴 때문이였다. 산소마스크를 써야 할
정도의 심각한 상황을 경험했던 그녀는 어쩌면 이때부터 이 책을 쓰기 시작한 것인지도 모른다고 고백한다.
퇴원 후에도 그녀의 상태은 쉽게 나아지지 않았고 스스로 직감적으로 죽어가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을 정도라고 하니 실로 심각한 상황이였던것 같다. 어쩌면 죽음이 가까워지고 있는 그때 그녀는 이상하게도 집단 학상을 소재로 한 책들을
집중적으로 읽었는데 그중에서도 어린아이들이 어떻게 죽어가는지가 알고 싶었다고 한다.
이렇듯 죽음의 문턱까지 갔던 저자는 죽음에 대한 이 책을 썼다. 그중에서도 죽음에 민감하면서도
적절히 대응한 작가와 예술가들에 대한 이야기이자 자신들의 문학과 예술을 통해서 죽음의 문제를 해결하고자 한 사람들의 죽음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것이다.
책에 소개된 인물들에 대한 선정기준은 저자 자신의 이끌림에서다. 각기 다른 방식으로 죽음의
문제에 대응하는데 지그문트 프로이트는 엄청난 고통에도 맑은 정신을 유지하기 위해 진통제를 거부했으며 모르스 센닥은 아이러니 하게도 평생 죽음을
모티브로 그림을 그리면서 그 죽음을 극복하고 위안을 얻고자 했단다.
이외에도 죽음에 순응하기 보다는 끝까지 저항하는 모습을 보여 준 수전 손택을 비롯해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몰아내기 위해서 글을 쓰는 것은 물론 다른 남자들의 부인과 사랑에 빠짐으로써 이를 극복했다는 존 업다이크, 음주 강박을 인정했을
정도로 술을 마시지 않으면 잠조차 자기 힘들었던 딜런 토머스도 등장한다.
책은 이들의 생애를 단편적이나마 전기적으로 다루면서 공통된 주제로 죽음, 죽음을 대하는 자세,
죽음의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방법에 초점을 맞춰서 이야기를 들려준다. 지극히 인간적이면서도 또 괴짜스럽다는 표현만으로도 부족한 모습들을 만날
수 있고 유명 작가와 예술가들의 죽음에 얽힌 이야기를 이런 시각에서 바라볼 수 있다는 점이 흥미로웠던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