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가 너에게 절대로 말하지 않는 것들』는 셀레스트 응이 네 번의 초안 작업과 한 번의 개정
작업을 거쳐 무려 6년 만에 완성한 작품으로 출간 직후부터 다양한 매체에서 놀라운 평가를 받으면서 전 세계 22여 개국에서 번역 출간되었다.
이야기는 리디아라는 10대 소녀의 갑작스러운 실종과 나머지 가족들이 평소와 다름없는 일상을 시작하는 가운데 리디아의 부재를 뒤늦게 깨닫게 되면서
평화로운 삶이 일대 혼란에 빠지게 되는 모습부터 긴장감있게 그리고 있다.
이야기의 배경은 1970년대의 오하이오 주. 이곳의 작은 마을에 중국계 미국인 리 가정이
있다. 제임스와 메릴린 부부의 자녀 중 둘째인 리디아는 두 사람의 각각 빼닮았다. 한국과 중국이 비슷한 부분이 있는 것이 부모의 자식에 대한
기대감이 상당히 크다는 것이다.
특히 부모는 자신들이 이루지 못한 꿈을 자식을 통해 이루고자 하는 바람이 크고 그렇게 하기
위해서 기꺼이 자식을 위해 희생하기도 하는데 제임스와 메릴린 역시도 리디아가 의사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갖고 있다. 또한 단순히 공부만 잘하는
것이 아니라 리디아가 학교에서도 인기있고 또래들 사이에서는 매력적인 아이로 자랐으면 한다.
아빠는 출근을 하고 있는 중이였고 엄마는 리디아의 오빠인 네이선과 막내 한나를 돌보며 아침을
먹고 아이들이 학교에 갈 준비를 하지만 리디아는 시간이 다 되어도 내려오지 않는다. 메릴린이 가본 리디아의 방은 잠을 잔 흔적이 없고 리디아도
없다. 이후 리디아의 시체가 마을에 있는 호수에서 발견되면서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된다.
과연 누가 왜 리디아를 죽였을까? 리디아는 언제 집 밖으로 나갔을까? 이런 질문을 독자들은
떠올려보게 될 것이다. 게다가 리디아의 죽음에 얽힌 모든 것을 알고 있는 존재가 바로 막내인 한나라는 점은 이야기에 더욱 몰입하게 하면서 과연
이들 가족에겐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었던 것인지를 묻게 만든다.
아빠인 제임스는 중국계 이민자 출신의 부모에게서 태어난 미국인으로 그와는 달리 처음부터
미국인이였던 금발의 메릴린을 만나 사랑에 빠지고 결혼을 하나의 가족을 이룬다. 그들이 결혼할 당시는 1950년대 후반으로 메릴린은 가족으로부터
이 결혼에 대한 축복을 받지 못하고 하버드 전임교수를 꿈꾸던 제임스와 의사를 꿈꾸던 메릴린이였다.
두 사람은 각자의 바람이나 기대와는 다른 삶을 살게 되고 여전히 자신들이 이루지 못한 꿈을
갈망하고 있었다. 결국 이들의 갈망은 리디아에게 투영되었고 16년이란 세월을 부모의 바람대로 살아간다. 여기에 오빠 네스는 부모의 사랑을
갈망하지만 그들의 관심은 오로지 리디아에게 향하고 한나는 태어난 이후부터 자신의 가족들을 지켜보는 관찰자로서 사건의 해결할 존재가 되는
것이다.
엄마를 잃지 않기 위해 엄마를 위한 삶을 살지만 완벽한 백인인 엄마가 아니라 아빠를 닮은
리디아는 아빠의 바람과는 달리 학교에서 어디에도 속하지 못한고 엄마가 원하는 삶은 점점 더 버거워진다.
여전히 인종 차별은 존재하고 이로 인해 문제도 발생한다. 그 나라에서 태어났다고 해도 자신들과
다른 외모는 마치 하나의 족쇄처럼 이들의 모든 것을 제약하고 이것을 벗어나기란 참 쉽지 않은 일일 것이다. 이야기는 이런 가족의 모습을 잘
묘사하고 있는데 아마도 저자 자신이 자라온 환경과도 무관하지 않을것 같다는 생각을 해보게 되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