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이 일어나기 2초 전
아녜스 르디그 지음, 장소미 옮김 / 푸른숲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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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 소위 성공한 인생을 살고 있는 사람은 없다. 오히려 무언가 하나씩은 결핍된것 같은 모자라고 부족한 사람들이 등장한다. 30년 동안 함께 산 아내와 결별한 폴, 젊지만 최근 홀아비가 된 제롬, 스물 살로 슈퍼에서 계산원으로 살고 있는 줄리, 그녀의 아들인 뤼도빅이 나온다. 아무런 접점이 없어 보이는 이 네명은 도대체 어떤 이유로 함께 여해을 떠나게 되었을까?

 

이 책은 2013년 메종 드 라 프레스 상을 수상한 작품인 동시에 '올 여름의 책'으로도 불린다고 한다. 그러니 이 여름과 가장 잘 어울리는 소설인 셈이다. 더욱이 요즘 뜬 소설들이 그렇듯 특별한 마케팅이 없이 오롯이 사람들의 입소문을 타고 출간 한 달 반만에 5만부가 팔리는 기염을 통한 책이기도 해서 더 믿음이 가기도 한다.

 

저마다 아픈 사연을 간직하고 있는 사람들이다. 결코 행복했다고 할 수 없는 30년 결혼 생활을 한 폴이나 자살을 한 아내를 여전히 잊지 못한 채 그저 시간을 보내는 삶을 살고 있는 제롬도 그렇고 스무 살이지만 세 살 된 아들 뤼도빅과의 생계를 책임져야 하기에 오늘도 일을 하고 있는 슈퍼 계산원 줄리까지 어디에서도 주목받기 힘든 인생임에 틀림없다.

 

그리고 폴은 슈퍼에서 만난 줄리에게서 연민을 느끼고 뭔가 의혹을 눈길을 보내는 줄리에게 친구가 되자고 말한다. 여전히 의문스럽기 그지없는데 오히려 줄리에게 브르타뉴 해안으로 떠나자는 엉뚱한 제안까지 하게 된다. 당연히 더 걱정되기는 하지만 아들 뤼도빅에게 바다를 보여주고 싶었던 마음이 더 컸던 모양이다.

 

이런 계기들을 통해서 폴과 줄리는 각자의 아들은 재롬과 뤼도빅을 데리고 여행을 떠나게 된 것이다. 각자의 삶에 지쳤을지도 모르는 그 순간 넷은 의혹과 두려움을 안고 여행을 떠났고 그곳에서 웃음을 찾고 희망을 되찾아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하지만 우리들의 인생이 그렇듯, 행복했던 순간도 잠깐 그들에겐 또다른 시련이자 아픔이 인생에서 도사리고 있다. 결국 다시 한번 이들은 상처를 받게 된다. 직전까지 행복했던 그래서 희망을 꿈꾸었던 이들이기에 어쩌면 이 상처는 더욱 그들을 힘들게 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절망과 슬픔을 딛고 일어썼던 그 경험은 우리를 강하게 하는 것처럼 이들을 그렇게 만들어준다. 뛰어나게 행복한 이야기도 극적인 재생과 회복도 있지 않는 이야기이지만 흐르는 물처럼 그렇게 우리가 인생에서 겪게 되는 여러가지 일들이 책속에 나오고 그런 여러 상황들 속에서도 앞으로의 인생을 살아가는 모습을 보면서 우리는 다시 한번 용기를 얻게 되는 것이 아닐까 싶다.

 

저자 자신이 10년 전 어린 아들을 백혈병으로 잃었다고 하는데 이 작품 속 줄리는 어쩌면 작가 본인인 아녜스 르디그의 또다른 이름이자 인생을 살아가는 우리 모두의 한 모습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서 잔잔한듯 하지만 많은 것을 느끼에 해준 책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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