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방인을 보았다 바다로 간 달팽이 11
구경미 지음 / 북멘토(도서출판)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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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일곱의 한음·달이·인호·만하가 빈집털이를 하려는 목적은 과연 무엇일까? 이 한문장 보고선 단순히  비행청소년의 소행이라고 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들은 어쩌면 의적(義賊)과도 같은 행동이라고 볼 수도 있을 것이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도둑질이 옳다고는 절대 말할 수 없지만 그들의 억울한 심정을 들어보면 그들이 왜 그런 행동을 해야만 했는지를 가늠하게 되기 때문이다.

 

넷이 빈집을 털려고 했던 곳은 '장 노인'의 집이였고, 그 이유는 넷 중 인호네 가족이 이사한 새 빌라가 부실 공사임에도 불구하고 부동산은 물론 시공업체까지 어느 누구도 이 일을 책임지지 않으려고 하자, 어른들은 자포자기 하고, 아이들은 그런 어른들을 대신해서 대상을 바꿔 빌라의 분양업자인 장 노인의 집을 털어서 빌라 공사비를 마련하고자 했던 것이다.

 

부실 공사는 이 책에서 뿐만 아니라 우리가 뉴스를 통해서 접해 봤을 것이다. 기쁘고 행복한 마음으로 새집에 입주한 사람들이 얼마 지나지 않아서 부실 공사의 피해로 입주 당시의 행복감은 사라지고 관련업체로부터 제대로된 보상을 받지 못해 두 배로 속상해 하는 일을 말이다.

 

당연히 보상을 하고, 부실 공사된 부분을 재공사를 해줘야 함에도 불구하고 업체측은 차일피일 미루면서 입주자들을 속상하게 하는데 이 책속에서는 바로 그런 부조리한 부분을 소재로 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 책은 이야기를 그 단계에서 끝내는 것이 아니라 미스터리한 부분을 첨가하고 있는데 아이들이 장 노인의 집을 털었던 그 당시, 바로 그 집에서 장 노인이 고독사했다는 뉴스가 나온 것이다. 바로 이 네명의 아이들이 장 노인이 고독사 한 순간을 함께 보낸 최후의 4인이였던 것이다.

 

장 노인의 고독사는 아이들의 빈집털이에 묘한 긴장감을 부여하지만 경찰은 제대로 된 수사를 하지 않고, 오히려 아이들은 장 노인의 죽음에 고독사가 아닌 의문사에 초점을 맞추게 된다. 그리고 아이들은 또다시 어른들이 하지 않았던 일인 장 노인의 죽음에 얽힌 진실을 파헤치게 되는 것이다.

 

이야기는 그렇게 진행되면서 죽은 장 노인에게 초점이 맞춰지기도 하는데 그의 인생이 바로 우리나라의 근현대사의 흐름이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들게 된다. 그렇게 네 아이들이 찾아가는 이야기를 읽다보면 이 책에서 처음 기대했던것 이상의 내용이 담겨져 있다는 것을 알게 되어 의미있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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