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뉴스에서 저장강박증 [compulsive hoarding syndrome,
貯藏强迫症] 이라는 말을 얼마 전 들어 본적이 있다. 물건의 사용여부에 상관없이 그 어떤 물건들도 버리지 못하고 말 그대로 저장해 놓은 것으로
강박장애의 한 가지라고 한다.
이 이야기 보면서 솔직히 내 얘기 아닌가 싶기도 했다. 물론 '세상에 이런 일이'에 나올
정도로 온갖 잡동사니까지 쌓아두는 정도는 아니다. 하지만 살림살이나 옷 같은 경우에는 '내년이 쓰지 않을까? 내년에 입지 않을까?' 하는 마음
때문에 버리지 못하고 이사를 할 때면 가져다니는 것이다.
이 책의 저자 역시도 이 말을 듣고 본인을 돌이켜 보았을 것이다. 그리고 자신에게 저장강박증이
있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녀는 과감히 버리는 것을 선택한다. 그것도 '1일 1폐 프로젝트'라는 것을 통해서 말이다. 아무것도 버리지
못했던 그녀가 365일 동안 날마다 하나씩 버리기로 결심을 하고 이것을 실행에 옮긴 것이다.
하지만 막상 물건들을 버리려고 하니 한 가지 문제에 직면하게 된다. 그것은 바로 그 물건에
얽힌 자신은 물론 가족들의 추억까지도 고스란히 쓰레기통에 버려지는 것이 아닐까 하는 안타까움이었다. 이 문제는 누구나 고민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그다지 추억이라고 할 수 없는 물건들도 있겠지만 당장에라도 버려야 하는 물건임에도 그 물건에 담긴 것이 내 인생에서의 중요한
추억이라면 망설여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저자는 한가지 좋은 방법을 생각해낸다. 자신의 직업적 능력을 십분 발휘해서 버리는
물건을 일러스트를 남겨놓는 것이다. 그리고 그 물건에 얽힌 일화나 추억 등을 함께 적어 놓으면, 그 물건들을 버리더라도 추억까지 버리게 되는게
아니여서 나름의 해법이 되는 것이다.
그렇게해서 저자가 딱 1년동안 시행한 1일 1폐 프로젝트의 성과물이 이 책에 담기게 된
것이다. 저자는 가장 흔하고 버리기에 쉬운 양말부터 시작한다. 양말 하나에도 가족과 나의 이야기가 있기에 저자는 그리고 글을 남기고
버린다.
저자가 버린 물건은 참으로 다양한데 접시, 예버서 모아 놓은 병, 냄비, 옷, 키보드,
장신구, 모자, 안경, 구두, 지갑 등이다. 그리고 버리는 이유도 제각각이다. 낧아서 더이상 사용가치가 없을때, 낧진 않았지만 사용하지 않은채
계속 놔둔 물건, 취향이 달라져서 사용하지 않는 물건 등과 같이 어쩌면 언제가는 사용하겠지 싶은 마음에 놔뒀을 물건들을 과감히 버리는 것이다.
물론 어떤 날은 하나 이상을 버리기도 하고, 어떤 날은 하나도
버리지 못하고 그냥 지나갈 때도 있다. 저자는 버리는 것과 함께 물건을 사지 않는 것에도 신경을 쓰는데 진짜 필요한지를 여러번 생각해봄으로써
불필요한 소비를 줄여서 불필요한 물건이 집으로 들어오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물건을 하나도 버리지 못하는 날이나 무엇인가를 사게
되는 날에는 약간의 죄책감도 느끼게 되는데 아마도 자신의 1일 1페 프로젝트를 지키고픈 마음에서일 것이다. 그럼에도 버리지 못하는 물건들은
있다. 그리고 이런 항목들을 저자는 일러스트로 모아 보여준다.
아까워서 계속 보관하는 것도 문제지만 무작정 버리는 것과 함께
불필요하게 사는 것도 문제가 있는 것이다. 그렇기에 단순히 버린다는 생각을 하기 보다는 진짜 보관해야 할 물건을 가려내고, 불필요한 물건은
버리는 동시에 불필요한 소비도 자제해야 한다는 것을 이 책을 알려주는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