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책을 접하기 전까지는 '민모션증후군'이 뭔지 솔직히
몰랐다. 오히려 이것이 실제로 존재하는 증후군인지 아니면 이 책에서 창작된 말인지 의아했을 정도인데 간략하게 정의내리자면 자신이 경험하게 되는
슬프거나 힘든 상황들에서 소리를 내서 울고 싶지만 스스로 이 슬픔을 억눌러 소리내어 울지 않는 현상이라고 하는데 아마도 어린 아이와 어른을
비교하면 좀더 쉽게 이해가 가지 않을까 싶다.
어린 아이를 보면 넘어지거나 어떤 일이 있으면 마치 세상
무너진듯 우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 어른이 되면 점차 자신의 감정을 억제하게 되면서 대체적으로 남들 앞에서는 크게 울지 않는다. 소리내어 운
적이 언제인가 싶은 생각이 들지도 모르겠다.
너무 많이 우는 것도 문제겠지만 시원하게 울고 나면 뭔가 속이
후련해지면서 오히려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되는 경우가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 울지 못하는 것도 병이라면 병이 될 것이다.
『민모션증후군을 가진 남자』는 바로 이러한 소재를 통해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려주는데 이 책의 저자인 안현서 작가는 올해 18살로 현재 고등학교에 다니고 있다고 한다. 글쓰는 일뿐만 아니라 다방면에서
활동을 병행하는 작가는 표지와 본문에 있는 일러스트도 직접 그렸다고 하니 예술적 감각이 상당한것 같다. 특히 그녀의 전작이 『A씨에 관하여』라고
하니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는 역량있는 작가라는 생각이 든다.
속시원히 우는 것조차 눈치를 봐야 하는 세상 속에서 살고 있는
우리들의 모습을 반영했다는 생각이 드는 이 책은 민모션 증후군을 가진 그림을 그리는 남자 서윤이 주인공이다. 그는 사랑 받지 못하고 자란 상처로
인해 스스로도 사랑에 서툴다. 그런 그가 사비로 전시회를 열지만 돌아오는건 혹평 뿐이다.
그런 서윤 앞에 유안이라는 여자는 자신의 그림이 감동적이였다고
말한다. 게다가 유안은 서윤의 상태를 단번에 알아채고 그림을 계기로 서윤에게 있어 유안은 뮤즈를 넘어 사랑의 대상이 되어 간다. 게다가 유안을
통해 상처를 치유해가는 서윤이다.
그러나 이런 유안이 서윤을 떠나고 이후 사용되는 환생이라는
장치는 서윤으로 하여금 진정한 용서와 상처의 치유를 이끌어낸다는 점에서 흥미로운 전개와 함께 반전까지 담긴 책이라고 할 수 있겠다.
* 민모션증후군
타인에게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지 못하는 심리 현상.
슬플 때 우는
대신 입술을 깨물거나 손으로 입을 막는다면, 당신도 민모션증후군일 확률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