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스 닌자
라르스 베르예 지음, 전은경 옮김 / 현대문학 / 2016년 7월
평점 :
절판


최근 들어 북유럽 스릴러가 대세로 떠오르고 있는데 이에 못지 않게 웃음을 유발하는 독특한 소재의 소설 또한 국내 독자들에게 선보이고 있는데『오피스 닌자』은 스웨덴 스타일의 블랙 유머를 유감없이 선보이는 작품이 되겠다.

 

월요병이라는 말이 생겨날 정도로 학생들도 그렇겠지만 직장인들의 경우 한 주의 시작인 월요일이 되면 또 전쟁터나 다름없는 직장으로 출근을 하는데 하루 하루 직장 생활이 행복하고 즐거운 사람은 찾아보기 힘들 것이다.

 

오히려 이 책의 저자인 라르스 베르예가 뛰어난 관찰력으로 지켜 본 바와 같이 많은 직장인들은 힘든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그 어느 때보다 개성이 존중받는 사회지만 한편으로는 몰개성이 존재하는 조직 내에서 외적으로 우울하고 힘들어 보이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라르스 베르예는 현실 속에서는 보기 힘든 직장 어드벤처 생존 활극을 만들어 낸다.

 

『오피스 닌자』의 주인공인 옌스 얀센은 헬멧 테크라는 상표로 자전거 헬멧을 생산하는 스웨덴 기업의 브랜드 매니저로 직장 내에서는 중간 관리자에 속한다. 어디에서나 봄직한 화이트 칼라 직장인으로 서른 중반의 나이에 미혼으로 여자 친구가 있으며 스톡홀름에서 평범한 나날을 보내고 있는 평범한 삶 중 한 명이다.

 

그런 그가 오랜 여자 친구와의 관계와 직장에서의 생활에 지쳐간다. 어느 새 자신도 회사가 바라는대로 움직이는 부품 같은 존재가 되어버린다. 마치 애정사는 물로 직장 생활에서도 권태와 함께 번아웃 증상을 겪고 있는게 아닐까 싶은 옌스 얀센이다.

 

결국 이런 나날들에 점점 지쳐가던 옌스 얀센은 엉뚱한 계획을 세우게 되는데 그것은 바로 자신이 속한 모든 관계에서 사라지기이다. 아이러니 하게도 그는 직장 내에 있는 것이 완벽하면서도 최고의 은신처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리고 회사 창고에 숨어살면서 회사에 준비되어 있는 간식이나 커피 등으로 하루하루 살아가며 이전까지 자신이 그러했던 것처럼 이제는 동료들이 그렇게 하고 있는 모습을 불과 몇 미터 밖에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지켜보며 완전히 다른 삶을 살아간다.

 

너무나 충격적이면서도 아이러니한 점은 그의 주변 사람들이 점차 그의 실종을 눈치채지만 주변에 있는 그 아무도 눈치채지 못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스스로의 존재를 지운 옌스 얀센의 100일간의 실종 이야기는 하루 하루 바쁘게 살아가며 같은 공간에서 일하는 동료의 존재마저도 잊고 살아가야 하는 직장인들의 웃픈 현실을 고스란히 담아낸다는 점에서 상당히 의미있는 책이 아닐까 싶다. 개인적으로 영화로 만들어도 재미있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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