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를 좋아한다는 것은 - 자전거와 자전거 문화에 대한 영감어린 사진 에세이
크리스 하던, 린던 맥닐 지음, 김병훈 옮김 / 이케이북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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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난 자전거를 타지 못한다. 딱 한번 배울 기회가 있었는데, 딱 한번 자전거에 올라 앉아 보고서는 얇디얇은 두 바퀴로 땅위에 서있다는 사실에 겁먹고 내려온 뒤로 두번 다시는 자전거를 배울 기회조차 얻지 못하고 어른이 되어 버렸다.

 

하지만 근래에 들어서는 그때 다시 한번 올라가서 넘어지더라도 배웠어야 했는데 하고 곧잘 후회하는 일 중에 하나가 자전거를 타지 못하는 것이 되어 버렸다. 방송에서 멋진 풍경을 배경으로 시원하게 내달리는 자전거를 타고 있는 모습을 보면 더욱 그렇고, 일상에서 사람들이 타는 모습을 봐도 그때를 후회하게 된다.

 

그래서인지 자전거를 좋아한다는 것은 과연 무엇을 의미하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는 이 책은 과연 어떤 내용일까 싶은 순수한 궁금증에서 이 책을 선택하게 되었는데, 생각했던것 보다 훨씬 더 멋진 일이라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최근 인터넷에서 상당히 고가인 자전거를 타인이 아무 허락이나 말도 없이 만진다는 고충을 토로한 자전거 주인들의 이야기를 인터넷 뉴스에서 읽은 적이 있다. 우리가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것이 자전거이지만 개중에는 웬만한 소형차 한 대 값과 맞먹는 것이 있음에도 사람들이 인식하지 못하고 함부로 만지니 주인은 속이 탈 것이다.

 

일부에서는 '그래봤자 자전거인데'라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이 책을 읽어 본다면 이들에게 자전거는 고급 자동차 못지 않은 의미를 지니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참으로 다양한 자전거가 있다는 사실에 한번 놀라고, 그런 자전거에 쏟는 애정이 또다시 놀라게 되는 책이기 때문이다.

 

 

세계 각지에서 자전거를 좋아하는 사람들의 이야기에는 전직 올림픽 영웅의 이야기도 등장한다. 1948년 올림픽에서 동매달 두 개를 딴 사이클 선수 토미 고드윈이 그 주인공이다. 14살에 학교를 그만 두고, 식품점의 사환이 되어서 매일 짐을 싣고 15마일(24km)를 자전거로 달렸는데 이것이 자신을 단련시켰고, 이후 사이클링에도 관심을 갖게 되었다고 한다.

 

이후 식품점들끼리의 자전거 경기에서 빌린 자전거 한 대로 출전해 3등을 기록한 것이 첫 성과였던 셈이다. 그리로 올림픽해서 1,000미터 개인 타임 트라이얼과 4,0000미터 팀추월에서 동메달을 땄다고 한다. 은퇴한 후로도 스포츠에 대한 사랑을 가지고 있던 그는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 올림픽 대사로 위촉되고 성화 봉송에 참여했다.

 

 

생업으로 시작한 자전거 타기가 이후 그의 삶을 바꾼 계기가 되었던 것이다. 물론 이 책속에는 이렇게 직업적으로 자전거를 타는 사람과 자전거 발명가, 취미로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 자전거로 세계 일주를 한 사람, 독특한 인테리어의 자전거 숍을 운영하는 사람들까지 자전거와 관련해서 다양한 사연을 간직한 사람들의 이야기와 그들이 좋아하고, 타는 자전거의 이야기가 사진 이미지와 함께 소개되고 있는 것이다.

 

이 책을 본다면 자전거를 좋아한다는 것이 이렇게 특별한 의미로도 받아들여질 수 있구나 싶은 생각이 들어서 자전거의 매력을 흠뻑 느낄 수 있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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