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이런 형식의 에세이가 인기다. 좋은글과 적당한 일러스트가 가미된. 많은 경우는 색감이나
그림이 예뻐서 소장가치를 느끼게 만들기도 한다. 짧은 산문 같은 느낌의 내용은 충분히 감동적이고, 때로는 행동의 변화를 촉구시키기도 한다.
한마디로 뭔가 깨달음을 느끼게 하는 것이다.
이 책의 저자인 윤선민은 웍슬로라는 이름으로 자신의 홈페이지에 기록했던 8년간의 일기가 이미
2008년『웍슬로 다이어리』라는 제목으로 출간되었고, 이 책은 그때의 모습을 달리해서 재출간된 경우라고 한다. 일종의 버전 업이라고 표현되어
있는데, 솔직히 이 책을 접하기 전에는 웍슬로라는 존재 조차 몰랐기 때문에 버전 업을 처음으로 만난 것도 나쁘지는 않았다고 생각한다.
책의 프롤로그에 해당됨직한 글에는 웍슬로의 Q&A가 수록되어 있어서 웍슬로라는 존재와
그의 다이어리가 익숙하지 않은 사람에게 도움이 될 것이다. 가장 먼저 웍슬로는 'walkslow'를 한글 표기로 바꾼 것이라고 한다. 웍슬로
윤선민이라는 사람은 브랜딩과 마케팅을 만들고 돌보는 일을 하며, 많은 이들이 단어에서 눈치챈것처럼 문법으로 따지자면 'walk slowly'가
맞겠지만 'walkslow'가 보기도 좋고, 느낌도 좋아서 그렇게 정했다고 한다.
그런데 『당신만 바라보며 천천히 걷는다』는 좀더 독특한 형식으로 만들어진 책이여서 눈길이
가는데, 기존의 이런 에세이집에 저자의 이야기만 실려 있었던것에 비해 이 책에는 저자의 이야기 아래에는 웍슬로닷컴에 방문록 형식으로 한 질문과
그 질문에 대한 웍슬로의 대답이 나오는데, 이 대답이라는 마치 우문현답처럼 간결하면서도 명쾌하고, 때로는 유쾌한 경우도 있다.
너무나 뻔한 대답이 기대되는 질문임에도 불구하고 결코 뻔한 질문을 하지 않는 웍슬로이기에
아마도 사람들이 웍슬로닷컴을 찾아 그토록 질문을 했었던게 아닐까 싶다. 그러면서 나도 슬쩍 인사를 가장한 질문을 하나 남겨 볼까 싶어지기도
한다.
웍슬로 다이어리라는 이전 제목에 걸맞게 지극히 개인적인 사색을 담고 있다. 하지만 스스로가
본인을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평범한 사람이라고 표현한 것처럼 이야기 역시도 어쩌면 특별하지 않을 수 있고, 자신만의 추억을 담고 있지만 그래서
왠지 그 거창하지 않음에 끌리고 마치 내 이야기인듯 빠져들게 되고 감동을 받게 되는 것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