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을 줄 몰랐어
모르강 스포르테스 지음, 임호경 옮김 / 시드페이퍼 / 2014년 11월
평점 :
품절


 

『죽을 줄 몰랐어』라니, 참으로 무책임한 말인 동시에 예상치 못한 일에 대한 두려움이 동시에 느껴지는 말이다. 하지만 죽을 줄 몰랐다고 해서 자신이 그 책임에서 벗어날 수 있는 것도 아니기에 이 책은 분명 제목 때문에라도 읽지 않고는 못 배길 책이라고 생각한다.

 

프랑스 소설은 간혹 나와는 맞지 않아서 첫 몇 페이지를 읽다마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이 책은 왠지 제목에서 끌렸고, 뜻하지 않은 사건의 전개를 느낄 수 있는 이야기에 또 한번 끌렸다. 게다가 프랑스 아마존에서는 1위를 차지했고, 이름은 낯설지만 이 책의 가치를 느낄 수 있듯이 ‘프랑스 4대 문학상 앵테랄리에’와 ‘글로브 드 글로브 최고의 소설’을 수상했다고 한다.

 

특히나 이 책이 기대되었던 이유는 바로 이 책의 내용이 프랑스 전역을 공포로 몰아넣은 실제 살인사건을 바탕으로 했기 때문이다. 이 사건이란 지난 2006년 ‘일란 할리미 납치사건’으로 국내에서는 유대 청년 일란 할리미의 피살 사건으로 보도되기도 했었다.

 

당시 휴대전화 영업사원인 23살의 할리미는 2006년 1월 한 여성의 꾐에 빠져서 납치 당한 뒤 처참하게 고문 당한 뒤 발견되어 병원으로 옮기던 중 사망하기에 이른다. 범인은 가족들에게 몸값을 요구했다. 그로 인해 이 사건은 처음엔 단순한 납치 사건으로 간주되었지만 이후 밝혀진 진실은 인종과 종교 문제에 기인한 것이다. 반유대 행위로 프랑스 사회는 충격에 빠졌던 것이다.

 

전세계에선 여전히 인종차별과 갈등, 종교 문제에서 기인한 사건이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는데, 이 책은 바로 그 ‘일란 할리미 납치사건’을 소재로 하고 있는 것이다. 프랑스에 살지만 완전한 프랑스인 속에서 살지 못하는 제3세계 출신인 아랍계 프랑스인 야세프는 가진것 없이 2년간의 수감생활로 점점 더 어려운 상황에 놓이게 되고 이를 만회하고자 돈 많은 유대인을 납치해서 가족들로부터 몸값을 받으리라 계획하고 친구인 젤다를 통해서 스물 세 살의 엘리를 납치한다.

 

하지만 가족들은 야세프의 계획과는 달리 쉽게 몸값을 지불하지 않으려 하는 상황에서 경찰의 수사는 점점 더 야세프를 죄어 온다. 결국 야세프는 엘리가 자신들의 얼굴과 어디서 납치되었는지 모른다는 생각으로 엘리를 가족들에게 돌려 보내기로 결심한다. 납치를 하면 돈을 받을 수 있으리라 생각했지만 일이 계획대로 돌아가지 않으면서 진짜 사건은 발생하는 것이다.

 

야세프와 젤다가 그동안 겪은 일들이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들의 일이 용서되는 아닐 것이다. 하지만 두 사람이 각자 프랑스 사회에서 이방인과도 같은 삶을 살아왔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면, 앞으로 프랑스가 제2의 ‘일란 할리미 납치사건’이 발생하지 않기 위해서 무엇을 노력해야 할지를 생각해보게 되고, 이 일이 비단 프랑스 사회에만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 우리나라에서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는 것을 생각하면 그저 흥미로만 읽을 수 없는 책으로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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