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 폭격
배명훈 지음 / 북하우스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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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만 보면 이 책이 소설인지 아니면 맛집 탐방인지 살짝 헷갈리지만 제목에 쓰인 글자 그대로를 놓고 보면 우리에게 익숙한 소재를 활용해서 쓴 분명 흥미로운 소재의 이야기임에 틀림없다. 맛집을 소재로 하다보니 책속에도 군침돌게 하는 음식들이 등장하는데 마치 진짜 어딘가에 존재하는 맛집이 아닐까 싶어 가보고 싶게 만드는 묘한 재주를 가진 책이기도 하다.

 

총 3부로 나누어서 진행되는 이야기 속에는 민소의 기억 속에 자리잡고 있는 맛있는 요리가 등장하는데, 에스컬레이션 위원회의 현장조사원으로 일하고 있는 민소가 피폭된 곳에 자리잡고 있었던 인도 식당이 이제는 사라져버린 것을 보면서 그곳에서 먹었던 마살라 도사(인도의 부침개라고 하는데 먹어 본 적이 없어서 맛을 설명할 수가 없다. 다만, 개인마다 그 호불호가 갈라지는것 같기는 하다.)를 떠올리면서 이제는 다시는 그곳에서 먹을 수 없다는 사실을 떠올리게 되는데 이 음식이 분명 민소에게는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 음식임에 틀림없다.

 

게다가 며칠이 지나서는 다른 피폭 현장에서 스페인 식당 역시도 폭격을 받았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데 이곳은 민소가 테이트 때 갔었던 곳으로 이번에는 오렌지 샐러드를 떠올린다. 역시나 이제는 오렌지 샐러드를 먹을 수 없게 된 셈이다.

 

이런 식으로 민소는 자신이 맛있게 먹었던 음식점들이 폭격으로 사라졌다는 것을 알게 되고 이 네곳이 바로 그가 좋아해서, 혼자서 간 곳이 아니라 그녀와 함께, 그녀가 좋아해서 갔던 곳임을 알게 된다. 그러자 그녀와의 추억이 깃든 네 곳이 폭격을 받았다는 사실에 뭔가 의문스러움을 느끼게 되는데...

 

그렇게 조사원으로 일하는 그 앞에 일어난 네 건의 맛집 폭격을 통해서 민소는 이미 죽었다고 생각한 그그녀가 민소에게 어떤 메시지를 보내고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면서 그녀의 죽음에 의문을 갖게 된다.

 

전쟁이 일어난 것이 아님에도 도시가 미사일의 폭격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오고, 폭격을 당한 곳에 가서 처리를 하는 일을 한다는 주인공의 존재도 확실히 낯선 느낌으로 다가오는 책인데, 더군다나 맛집 폭격이라는 너무나 특이한 소재로 글을 섰다는 점이 분명 이 책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며, 이야기도 뭔가 독특해서 좋았던 책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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