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섯 날의 크리스마스
찰스 디킨스 외 지음, 최주언 옮김, 김선정 그림 / 엔트리(메가스터디북스)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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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이 책은 제목 그대로 크리스마스가 여섯 날이 나온다. 주인공도 다르고 이야기도 다르며, 작가도 찰스 디킨스, 오 헨리 등으로 제각각이다. 그러니 6편의 이야기는 연작이 아니다. 어떤 이야기는 읽다가 어느 순간 많이 들어 본 이야기라는 것을 눈치 챌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이야기는 우리에게 낯설며, 마지막 찰스 디킨스의 작품은 이야기라고 하기엔 조금 달라 보이기도 한다.

 

 

첫번째 이야기는 야콥 리스의 <닙시의 크리스마스>이다. 닙시는 쪽방촌에 사는 신문팔이 소년으로 아버지는 가족들에게 폭력을 휘두르며, 크리스마스 이브에도 닙시는 신문을 팔아야 했고, 다 팔지 못한 채 집으로 가서 결국 아버지의 닙시를 때리려는 순간 도망쳐 나온다.

 

결국 갈 곳이 없는 닙시는 인쇄소에서 밤을 보내다 화재를 당해 소방관에게 안겨 나오지만 이미 늦었다. 닙시의 장례식에 전날 닙시가 신문 판돈으로 크리스마스 선물이라며 케익을 사준 아이들이 가게에 떨여져 있던 크리스마스트리의 솔송나무 잔가지를 산타클로스 할아버지의 선물이며 가져다 놓는다.

 

실로 비극적이다. 이야기의 마지막이 조금 의아하긴 하지만 그래도 조금은 해피엔딩이라고 믿고 싶어진다.

 

 

윌리엄 딘 하월스의 <매일매일이 크리스마스라면>은 한 여자아이가 아빠에게 재미있는 이야기를 해달라고 말하자 결국 아빠는 곧 크리스마스이기에 이제까지 하지 않는 매일매일이 크리스마스이기를 바란 꼬마 여자 아이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크리스마스를 너무 좋아한 나머지 요정에게 편지를 써서 매일매일이 크리스마스가 되도록 해달라는 소원을 빌게되고 요정은 아이의 소원을 들어주는데 대신 딱 1년 동안만 그렇게 될 것이며, 일단 1년을 지내보고 연장할지를 생각해 보자고 쓰여 있었던 것이다.

 

결국 크리스마스가 다가오고 아이는 멋진 크리스마스를 보낸다. 그런데 요정과의 약속대로 다음날도 크리스마스였고, 이 일이 계속 반복되자 사람들은 점차 신경이 날카로워 지고 트리에 필요한 나무, 칠면조 등이 모자라는 등의 일들도 발생하면서 점차 크리스마스가 행복한 날이 아닌 괴로운 시간이 되어 간다.

 

그러다 마침내 진짜 크리스마스 이브가 오게 되고, 아이는 요정에게 1년에 한 번만 크리스마스였으면 좋겠다는 말을 함으로써 매일매일이 크리스마스가 되지 않았다는 이야기다.

 

 

오 헨리의 <크리스마스 선물>은 우리가 너무나 잘 아는 이야기로 남편에게 크리스마스 선물을 사 줄 수 없었던 델라가 자신의 고운 머리를 잘라 팔아서 받은 20달러로 남편이 대대로 물려 받은 멋진 시계의 줄을 사고, 남편은 자신의 시계를 팔아서 아내의 아름다운 머릿결을 더 돋보이게 할 예쁜 머리빗을 사왔던 것이다.

 

서로를 사랑하는 마음에 자신이 가진 가장 귀한 것을 팔아서 서로를 더 행복하게 해주고 싶었던 마음이야 말로 진정한 크리스마스 선물이 지닐 의미가 아닌가 싶다.

 

 

헨리 반 다이크의 <네 번째 동방박사 이야기>는 알타반이라는 한 남자가 별에서'야곱에서 별이 나올 것이며 이스라엘에서 왕홀이 일어날 것이니.'라는 신의 계시를 받고 다른 신도들에게도 떠나자고 말하지만 모두 거절하고 결국 혼자서 왕에게 줄 선물을 갖고 길을 떠나게 된다.

 

보르시파에서 함께 만나기로 한 동료들을 향해 가지만 그 과정에서 생명이 위독한 한 사람을 만나고 결국 왕에게 줄 선물로 그를 구해준다. 동료들은 알타반을 기다리다 먼저 떠나고 베들레헴에 도착해서는 위험에 빠진 젊은 아기 엄마와 아기를 구하기 위해 또다시 왕의 선물을 주게 되고, 33년이 흐른 뒤에도 그알타반은 여전히 순례자로 예언을 쫓는다. 그러다 그 존재를 발견하고 찾아가지만 노예가 되어 끌려가는 소녀가 살려달라고 말하자 결국 마지막 남은 선물인 진주를 소녀에게 건낸다.

 

알타반은 결국 왕에게 줄 선물을 모두 다른 이들을 구하기 위해 쓰고 아무것도 남아있지 않게 되고, 바로 그때 자신이 그토록 찾아 헤매던 존재가 자신 앞에 나타나 바로 그 세 번의 구함이 이미 자신에게 한 것이라 말한다.

 

 

그레이스 리치몬드의 <크리스마스 아침에>는 크리스마스에 자신들의 부모를 찾아 뵙지 않는 다른 형제들에게 화가 난 가이가 결국 다른 형제들을 설득해서 이브에 몰래 고향집으로 돌아와 각자 자신의 침대에 누어 있다가 크리스마스 아침 부모를 깜짝 놀라게 해줌으로써 이전과는 다른 크리스마스가 되도록 해주는 이야기로 크리스마스날 자신들의 가족과 지내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자신들을 낳아 준 부모와의 시간도 중요하다는 것을 느끼게 해준다.

 

 

마지막 찰스 디킨스의 <우리에게 크리스마스는>은 소설이라기 보다는 크리스마스의 진정한 의미를, 우리가 크리스마스에 어떤 생각과 자세를 가져야 하는지에 대해 말하고 있는 것 같다. 상대방을 배려하고, 설령 좋아하지 않는 사람일지라도 그 마음을 고스란히 행동에 보이지는 말아야 한다는 것이 이 글을 통해서 찰스 디킨스가 말하고자 함이 아닌가 싶다.

 

각기 다른 작가의 각기 다른 이야기는 제각각의 크리스마스 이야기를 담고 있다. 비극적이고, 감동적이며, 다소 재미난 상황도 있고, 가족간의 따뜻함이나 올바른 일에 대한 신념 등을 느낄 수 있어서 크리스마스가 아니더라도, 어른과 아이 상관없이 읽어도 좋을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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