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푸라기 여자
카트린 아를레 지음, 홍은주 옮김 / 북하우스 / 2015년 1월
평점 :
절판


 

임수정, 유연석 주연의 올해 개봉작인 영화 <은밀한 유혹>의 원작 소설이라는 부분도 이 책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지만 그 보다는 마니아들이 '최고의 반전으로 손꼽는 완전범죄소설의 최고봉이라는 말에 더 끌렸던게 사실이다.

 

완전범죄라는 것이 사실 불가능에 가까워서 어떤 식으로든 빌미를 잡히게 마련인데, 이 책은 1954년 프랑스에서 초판이 나온 이후로 전 세계 26개 언어로 번역 출간된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이면서 여전히 그런 찬사를 받을 정도라면 미스터리 좋아하는 나 역시도 상당히 궁금했었던 책이다. 초판된 시기를 따지면 60년이 넘었음에도 불구하고 스토리는 소위 지금도 먹힐만하다는 점도 이 책의 매력일텐데, 책을 읽어 보면 그 당시의 시대적 상황이 그려지기도 한다.

 

『지푸라기 여자』는 저자가 20살의 나이에 발표한 작품으로 보통의 이런 장르의 소설들이 악인이 그 댓가를 받는 것을 생각하면 그녀는 오히려 악인이, 특히 악녀를 주인공으로 해서 이런 악인의 계획적 범죄가 승리를 하는 결말을 선호했다고 한다. 참 독특한 작품관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은 이미 외국에서는 여러차례 영화화, 드라마화 되기도 했다는 이 책은 이야기의 시작도 전에 한 통의 편지에서 출발하는데, 무슨 의미인지 의아해 하다가 곧 밝혀지고 이것이 앞으로 엄청난 영향력을 미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주인공인 힐데가르트는 연이은 대규모 폭격으로 함부르크에서 모든 것을 잃고 홀로 지내면서 번역일을 하면 근근히 생계를 꾸려나가는 여성이다. 그녀는 금요일에 오는 주간신문의 결혼상담란 코너에서 적당한 배우자를 찾는 일을 몇 년 전부터 매주 해오고 있다. 그녀는 기회를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그런 그녀가 드디어 적당한 신랑감을 발견하게 되고 자신에 대해 지극히 솔직한 소개(어쩌면 자신의 욕망)를 담아 편지를 보내게 되고, 몇 주 후 어느 날 아침 코트다쥐르로 초대하는 편지를 받게 된다.

 

그리고 그곳에서 만난 인물은 자신의 신랑감이 아닌 신랑감의 비서 안톤 코르프로, 그는 힐데가르트에게 엄청난 제안을 하게 된다. 평생을 보필한 자신의 상사가 자신에게 남긴 돈이 부족하다고 생각한 비서는 독신가이자 세계적인 대부호가 그가 죽고 나면 자신의 이름을 남기기 위해 전 재산을 사회에 환원할 계획이라는 것을 알고 적당한 보상을 받고자 힐데가르트를 그가 좋아하는 사람으로 만들어서 결혼을 시킨 뒤 대부호가 죽고 난 다음 원래 받기로 되어 있는 2만 달러가 아닌, 20만 달러를 주기로 약속하는 것이였다.

 

그 당시의 2만 달러도 분명 엄청난 돈이였겠지만 비서는 자신의 노력에는 부족하다고 생각했고, 20만 달러를 자신에게 주겠다고 약속하는 의미로 그녀를 자신의 딸로 입양하면서 편지를 써서 그 증거를 남겨 놓게 된다. 이 편지가 바로 이야기의 시작 전에 나온 그 내용이다. 무엇인가 의심스러운 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원하는 부유한 삶을 이뤄주겠다는 비서의 말에 힐데가르트는 결국 편지를 자필로 쓰고 마는데...


대부호인 칼 리치먼드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모두 알고 있으니 자신이 그것을 가르쳐주고, 그를 유혹하기 위한 많은 노력을 해야 한다고 말하는 안톤의 제의를 힐데가르트는 결국 받아들인다. 그리고 결국 안톤의 계획대로 칼 리치먼드는 자신의 주변에 있던 인물들과는 다른 신선한 느낌의 간호인인 힐데가르트에게 점차 매력을 느끼게 되면서 두 사람은 그리스에서 결혼식을 올리기에 이른다.

 

안톤과의 이면 계약을 제외하면 전형적인 신데렐라 스토리에 지나지 않아 보인다. 힐데가르트는 자신이 원하는 부유하고 화려한 삶을 살게 되지만 결국 칼의 죽음 이후 그녀의 꿈을 이뤄줬던 안톤이라는 존재는 결국 그녀를 파멸로 이끌어 간다. 어떻게 보면 너무나 잔혹한 인물이지 않나 싶을 정도로 인간의 탐욕이 사람을 어떻게 만는지를 여실이 보여주는 이야기인 것이다. 그리고 마니아들의 장담대로 이야기는 분명 재미있기 때문에 결말이 궁금한 사람이라면 읽어 보기를 권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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