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쩌면 이 책은 책 자체 보다는 이 책의 저자가 더 화제가 된 경우가 아닌가 싶다. 단 8일
만에 16살의 소녀가 탈고해냈다는 사실만 놓고 봐도 창작의 고통을 모르는 내가 생각할 때도 대단한 일이며, 가히 천재라는 수식어가 붙어도 될
것이란 생각이 든다.
책은 이렇게 저자에서 화제가 되었고, 내용 역시도 그 또래 답지 않은 성숙미가 느껴진다고 할
수 있을 것인데, 책의 시작 역시도 결코 평범하지 안은 것이 마치 독백처럼 흐르는 한 소녀의 이야기는 그녀가 겪고 있는 일이 얼마나 고독한지,
형벌같기도 한 느낌이여서 그녀의 이야기가 궁금해진다.
김한이라는 소녀는 다른 사람에게는 보이지 않지만 오롯이 자기에게만 보이는 존재들이 있다.
그것은 한 둘이 아니라는 것을 처음 이야기를 읽다보면 알 수 있는 것이, 처음에는 개라는 존재와 이야기하지만 이어서 노인과 이야기하기 때문에
마치 한 존재가 여러 모습으로 변하는듯한 느낌이 들기도 하지만 사실은 무려 여섯 존재를 김한은 볼 수 있는 것이다.
개, 어린아이, 노인, 철학자, 염세적인 남자, 살인자가 그 존재들인데, 이들은 그녀의
기분이나 상황과는 상관없이 보여지는 존재들로 그녀는 이러한 자신의 특수한 상황 때문에 다른 동네로 이사조차 가지 못한다.
이외에도 밤마다 방에는 물이 고이고 여기에 고래가 나타나는 소련이라는 사람과 연인 이안이
나오며, 신기하면서도 기묘한 경험을 하게 되는 김서진이라는 인물이 나오는데 이들 모두 어떻게 보면 평범함과는 거리가 먼 인물들이다.
이들에게 A씨가 도움을 주게 되고 이들 네명이 A씨라는 존재를 찾는 과정이 그려진다. 과연
A씨가 누구인지하는 이야기가 이들 네 명의 세 편의 이야기와 함께 묘한 느낌으로 다가오는 책이다.
확실히 이 책은 16살의 소녀가 썼다고 하기엔 몽환적이기도 하고 기묘하기도 한, 보통의
소설과는 그 분위기가 확연하게 다른 책이다. 그래서 놀랍기도 하고, 한 개개인이 겪고 있는 상처를 치유하고자 등장하는 A씨라는 존재도 흥미로웠던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