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살면서 정말 황당무계하다고 밖에는 설명이 안되는 일들을
경험하기도 하고, 때로는 그런 경험을 한 이의 이야기를 듣기도 한다. 그리고 『미친 포로원정대』에서도 그런 일이 일어난다. 차라리 영화라고
말하는게 더 믿길것 같은 이야기이다.
케냐 산 레나나 봉이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세 명의
이탈리아인에 의해서 등정되는데 이들은 바로 영국군의 포로들이였다. 이렇게 말하면 사람들은 아주 당연한 의문을 갖게 될 것이다. 포로라는 것은
적에게 잡혀서 갇혀 있다는 것인데 갇혀 있는 사람들이 어떻게 등정할 수 있다는 것인가 하고 말이다.

그런데 그들은 결국 해내고 만다. 포로의 신분으로 포로수용소에
있으면서 케냐 산을 보던 중 그곳을 등반하고 싶다는 꿈을 갖게 되고 무려 반년에 이르는 시간 동안 등반에 필요한 식료품을 모으고 등산 장비 등을
직접 제작해서 결국엔 포로수용소를 탈출했던 것이다.
여기서 더 흥미로운 점이 있는데 그것은 바로 이 세 명이
등반을 위해서 탈출한 것도 놀랍지만 온갖 고생 끝에 등반에 성공한 이후 하산 해서 고국으로 돌아간다거나 다른 곳으로 도망치는 것이 아니라
포로수용소로 돌아왔다는 사실이다.
더욱 아이러니 한 점은 이들은 결국 포로수용소로 돌아와 탈출에
대한 벌로 28일 동안 감방형을 선고 받았던 것이다. 정말 미쳤다는 말 밖에는 다른 표현이 없는 경우이다. 그들에게 있어서 레나나 봉 등정은
하나의 '꿈'이였고, 결국 해내게 된다. 이 책의 초반에는 등반 과정이 일러스트와 약간의 설명과 함께 기록되어 있고 이어서 본격적인 이야기가
진행된다.
이 책을 보면서 세 명의 행동은 분명 사서 고생이 라는 말을
생각하게 하고, 동시에 긴 시간 동안 빠삐용처럼 포로수용소를 탈출하고자 하는 목적이 아닌 등반을 위해 계획을 세우고 음식과 장비들을 만드는 순간
그들은 아마도 너무나 행복했을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마치 영화 <쇼생크 탈출>에서 앤디가 그토록 오랜
세월 동안 자유를 찾아 묵묵히 그 긴 땅굴을 만들고 결국 자신이 꿈꾸는 곳으로 향하는 멋진 클래식카에 앉아 행복한 미소를 짓던 것처럼 분명
일부러 하라고 해도 안 할 일들을 사서 고생한 이들이지만 꿈이라는 것이 사람을 어떻게 달라질 수 있게 하는지를 알게 해준다는 점에서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재미와 감동을 느낄 수 있었던 책인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