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계 하루코 사계 시리즈
이츠키 히로유키 지음, 양윤옥 옮김 / 지식여행 / 2015년 2월
평점 :
절판


 

<사계> 시리즈는 봄, 여름, 가을, 겨울의 의미를 지니고 있는 하루코, 나츠코, 아키코, 후유코라는 네 자매의 이야기가 이 책의 저자인 이츠키 히로유키의 출신지인 후쿠오카를 무대로 하여 진행되는데 둘째인 나츠코의 이야기에 이어서 첫째 딸인 하루코의 이야기가 나온 것이다. 나츠코가 네 자매 중 가장 활동적인 이미지를 지니고 있었다면 가장 반전이 있는 인물이 하루코라고 한다.

 

국내에서는 다소 낯설게 느껴지는 이츠키 히로유키이지만 일본 문학계에서는 상당한 인지도와 함께 중요한 활동을 한 작가로 나츠코와는 또다른 매력을 지닌 하루코는 좀더 여성스럽다고 할 수 있겠다.

 

아마도 대부분의 첫째가 그러하듯 하루코는 독립적이라기 보다는 조금은 고분고분한 성격과 공부도 잘하고 살림도 잘해서 일등 신붓감으로 여겨도 이상하지 않은 인물이다. 보통 첫째에 대해서는 부모가 기대하는 바가 크고, 대함에 있어서도 분명 둘째, 셋째(등) 자녀와는 확연히 달라서 첫째는 스스로도 주변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으려고 자라면서도 다른 자녀들과는 달리 의젓한 모습을 보이는 경우가 많은데 이 책에서 나오는 네 자매 중 맏이인 하루코 역시도 그런 성향을 보인다.

 

어쩌면 공부도 잘하고 유순하고 살림도 잘하는 등의 모습은 그렇게 자라왔고 자라기를 바라는 주변의 기대에서 벗어나고자 하지 않은 이유도 있었을 것이다. 실제로 하루코가 이렇게 할 수 밖에 없었던 데에는 맏이라는 이유와 함께 홀아버지에 밑으로 세 명의 여동생을 자신이 돌봐야 했던 상황도 한 몫 했을 것이다.

 

이런 하루코가 이혼이라는 인생에 있어서 커다란 과도기를 거치면서 그동안 자신조차 자신에게 있는지 몰랐던 진짜 모습을 보이게 된다. 부유한 가문의 둘째 아들과 결혼했지만 남편은 사실 마더 콤플렉스가 있었고 부부는 섹스리스였다. 게다가 시어머니와의 사이도 좋지 않았던 것이다.

 

이혼하기 전의 하루코가 정숙한 여인이였다면 이혼 후의 그녀는 대범함을 넘어서는 모습을 보이기도 하면서 극명한 대조를 이루는 삶을 살아가면서 어떻게 보면 그동안 주변의 기대와 자신의 다짐으로 억눌러 왔던 자신을 풀어버리는게 아닌가 싶을 정도이다. 그렇기에 이러한 모습은 자유분방하다고 서술했던 둘째 나츠코를 넘어선다고도 할 수 있겠다.

 

이런 하루코의 변신이 과연 어떻게 비춰질지는 이 책을 읽는 독자들에 따라서 다르게 평가받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녀가 지금에서야 진짜 자신의 삶을 살게 된 것 같다는 생각만큼은 지울 수가 없었던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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