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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난 군중으로부터 멀리
토머스 하디 지음, 서정아.우진하 옮김, 이현우 / 나무의철학 / 2015년 5월
평점 :
절판
『성난 군중으로부터 멀리』는 어떻게 보면 결말이 뻔히 정해져 있는 이야기처럼 느껴지는
소설이다. 그만큼 이 책의 주인공인 밧세바 에버딘은 끝이 보이는 선택을 하게 된다. 옆에 있다면 뜯어서라도 말려야 하는 사랑을 시작하는
그녀이기에 독자들은 그러면 안되라고 말하고 싶어질지도 모른다.
이렇게 뻔히 기대되는 결말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선택한 이유는 이 책이『테스(더버빌 가의
테스』의 저자이기 때문이였고, 무엇보다도 이 책에 대해서 '인류 역사상 가장 위대한 러브스토리 10'라고 가디언지는 말했고, 피터 박스올는『죽기
전에 꼭 읽어야 할 책 1001권』에 이 책을 선정했기 때문이다.
저자인 토머스 하디에게 상업적인 성공을 안겨준 첫 소설이자 그가 이 이야기를 <콘힐
매거진>을 통해서 연재했을 때 대중은 여성 작가인 조지 엘리엇의 작품으로 오인했을 정도라고 한다. 저자는 오히려 이런 오인에
불만족스러웠다고 하지만 자신의 역량을 인정받았은 셈이라고 하니 아이러니하다.
이야기의 주된 내용은 19세기 영국 웨식스를 배경으로 숙부로부터 넓은 땅을 물려받게 된 밧세바
에버딘이라는 아름다운 여성이 자신의 인생 앞에 나타난 세명의 남자인 양치기 가브리엘 오크, 중년의 신사이면서 농장주인 윌리엄 볼드우드, 난폭하고
난봉꾼이나 다름없는 군인이 프랭크 하사이다.
셋 중 그 성품을 놓고 봤을 때 밧세바는 단연코 가브리엘을 선택해야 하는 것으로 보인다.
가브리엘 역시도 자신이 치던 양을 모두 잃어버리고 빈털털이가 된 상황에서 밧세바가 자신의 밧세바의 농장에서 일하게 되고 그녀가 질식사할 뻔했던
자신을 살려줌으로써 운명처럼 여기고 그녀에 대한 사랑을 맹세하지만 결국 그녀는 가브리엘의 진가를 알아보지 못하고 발렌타인 데이에 윌리엄
볼두우드에게 청혼해 달라는 편지를 보낸다.
숙부 덕분에 부유함까지 겸비한 아름다운 외모의 자신에 무심한 그로부터 자존심이 상했던 그녀에게
윌리엄은 편지의 주인공을 찾아내 그녀에게 청혼을 하지만 밧세바가 바랬던 것은 그녀에 대한 찬사와 그녀의 허영심을 채워 줄 인물이였지만 윌리엄은
그녀의 바람과는 다른 남자였고 그런 밧세바가 만난 인물이 프랭크 트로이였다.
여자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제대로 알고 있던 프랭크는 밧세바가 원하던 남자였고 그녀가
바라는 허영심과 여자가 좋아할만한 말과 행동을 충족시켜주는 남자였던 것이다. 사실 프랭크는 좋은 남자라기 보다는 나쁜 남자에 가까웠다. 하지만
밧세바는 그런 사실을 제대로 알아차리지 못했고 프랭크가 자신을 진정으로 사랑한다고 믿고 결혼을 하게 된다.
그러나 프랭크는 이미 그녀를 만나기 이전에 패니 로빈이라는 하녀와 결혼을 할 뻔했고 패니가
임신을 했다가 출산 중에 둘 모두 죽었음을 알게 된다. 게다가 프랭크 역시도 자신이 진짜 좋아한 여자는 밧세바가 아닌 패니라고 깨달음으로써
밧세바는 다시 한번 충격을 받았을 것이다. 결국 진정한 사랑과 진실된 모습을 발견하지 못했던 밧세바는 돌고 돌아 그녀에게 진심을 보인 가브리엘의
사랑으로 돌아오게 된다.
진정한 사랑을 찾기 위해 밧세바는 그만큼의 댓가를 분명 치른다. 그리고 토머스 하디는 그
과정을 상당히 섬세하게 그려낸다. 남자 저자임에도 불구하고 여성의 감정과 남녀 간의 사랑에 대한 묘사를 참으로 잘 그려내고 있다는 점에서 아마도
이 책이 갖고 있는 가치라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