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눈에서 온 아이』는 마치 소설가가 되는 것이 운명이였던것처럼 소설가 J.R.R. 톨킨의
팬이였던 어머니가 그의 작품 속에 등장하는 공주의 이름을 따서 에오윈이라 이름지어 준 에오윈 아이비의 첫 작품이다. 그녀 자신이 알래스카에서
나고 자랐다고 하는데 ‘첫눈처럼 신선한 소설’이라는 호평을 받았다고하니 어쩌면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는 작가라고 생각된다.
러시아의 ‘눈 소녀’이야기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하는데 이는 <백설공주>와
<인어공주>로 변형된 근간 설화이기도 하단다. 저자는 이 작품을 통해서 여러 상을 수상했으며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목록에서 6주 연속
이름을 올렸을 정도라고 하니 작품성과 대중성을 모두 갖춘 신비로운 이야기가 아닌가 싶다.
이야기는 1920년대의 알래스카를 배경으로 아이를 잃은 아픔과 그런 사실에 주변에서 측은하게,
어쩌면 위로를 가장한 그 관심에 잭과 메이블은 알래스카라는 새로운 곳으로 이주를 하게 된다. 왠지 광활한 얼음과 눈이 먼저 떠오르는 알래스카는
두 사람에게도 다르지 않았는데 지금과는 분명 너무나 달랐을 황량한 알래스카에서 메이블은 자살을 시도하기까지 했으니 말이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두 사람은 겨울의 첫눈이 내리는 날 과거 행복했던 순간을 떠올리며 눈사람을
만들고 이 눈사람을 보면서 자신도 이런 아이를 낳았으면 하는 바람을 가진다. 그런 마음을 담아 눈사람에게 모자와 목도리 등을 챙겨준다.
그리고 다음 날 아침 어제 만들어 놓은 눈사람은 처음의 형체를 잃고 망가져 버렸다. 그런데
눈사람 뒤로 조그만 발자국이 숲으로 이어져 있었던 것이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눈사람이 입었던 옷과 똑같은 차림의 여자아이를 발견하게
되는데...
마치 간절히 바라면 그 간절함이 하늘에 닿아 이루어지는 것처럼 잭과 메이블은 그 소녀가 두
사람이 만들었던 눈사람였던게 아닐까 생각하게 된다. 눈에서 온 아이 파이나. 파이나는 잭과 메이블에게 힘을 주고 위로를 건낸다. 결국 이런
변화는 부부 사이도 변화시키고 예전과는 달리 두 사람은 서로를 사랑하던 때로 돌아가게 되는 것이다.
파이나는 겨울이 오면 두 사람에게 왔다가 다시 봄이 오면 사라지는, 눈에서 태어나 눈과
사라지만 함께 홀연히 자취를 감추는 신비스러운 존재다. 잭과 메이블에겐 더이상 알래스카의 겨울이 그 어느 때보다 황량하고 춥지 않게 된다.
오히려 1년 중 가장 추울 그때를 두 사람은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리지 않았을까.
지금과는 분명 다를 알래스카의 모습을 잘 담아내면서 그곳에서 경험하는 신비스러운 이야기를
가슴시리지만은 않게 표현했다는 점이 아마도 이 책의 묘미가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