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라비안 나이트 - 일러스트와 함께 읽는 현대지성 문학서재 4
르네 불 그림, 윤후남 옮김, 작가 미상 / 현대지성 / 2016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천일동안 이야기를 해서 살아남았다는 천일양화, 즉 『아라비안 나이트』를 현대지성 문학서재로 만나보았다. 특히나 이 책은 무려 118장의 일러스트와 26편의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는데 일러스트는 삽화가이자 사진가인 르네 볼이 그렸는데 중동을 여행하면서 아랍인들의 복장과 관습을 잘 알게 되었던 점도 놀랍도록 생생하고도 정교하고 예술적인 삽화가 가능했던 이유가 아닐까 싶다.

 

실제로 삽화를 보면 그림 속 배경이나 인물들의 옷차림이 사실적이며, 표정이 생동감 넘친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는데 이는 이야기를 읽는 묘미를 더하기에 충분하다. 

 

 

아라비안 나이트의 유래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알고 있을텐데 이 책에서는 시작을 자세히 담고 있어서 보다 확실하게 알고 넘어갈 수 있어서 좋았고 이런 일이 일어나게 된 배경 역시도 본편만큼이나 흥미로운것 같다.

 

고대 페르시아의 사산 왕조의 한 왕에게는 큰아들 샤리야르와 작은 아들 샤스난이 있었는데 왕이 죽고 난 후 샤리야르가 왕위에 오르고 왕국의 법에 따라 샤스난은 조금만 땅덩어리도 가질 수 없었는데 그런 형을 질투하기보다는 오히려 형의 마음에 들게 행동했던 샤스난에 역시나 애정을 가지고 있던 샤리야르 왕은 타타르 왕국을 동생에게 준다.

 

이후 10년의 세월동안 서로가 각자의 왕국에서 살던 동생이 보고 싶었던 형은 대신을 보내게 되고 동생 역시도 형의 부름에 감격한다. 왕국이 평화로워 10일 안에 떠날 준비를 할 수 있었던 동생은 계획대로 10일 후 길을 떠나지만 몹시 사랑하는 왕비가 보고 싶어서 혼자 왕궁으로 잠깐 돌아갔다가 왕비가 적과 내통해 자신을 배신할 음모를 알게 된다.

 

결국 샤스난은 배신자들을 처형하고 페르시아 수도로 다다른다. 형의 기대와는 달리 동생은 그 어떤 환대에도 기뻐하는 내색이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수도에서 이틀 걸리는 곳에서의 사냥 시합에 샤리야르가 홀로 참석하게 되는데 이때 왕비는 동생인 샤스난도 함께 갈 것이라 생각하고 몰래 수행원들과 반역적 음모를 꾸미게 된다.

 

이 모든 사실을 알게 된 동생으로부터 샤리야르 왕까지도 동생의 일과 자신의 왕비에 대한 일까지 알게 된다. 이 일로 인해서 여자를 믿을 수 없게 된 왕은 재상에게 명해 나라의 처녀들을 신부로 들여 하룻밤이 지나면 죽이라 한다.

 

온 나라가 공포에 떨자 재상의 두 딸 중 큰 딸인 셰에라자드가 자신을 신부로 보내달라고 부탁하고 아버지는 이를 계속 반대하면서 자기 꾀에 속아 결국 고생만 하게 되는 <당나귀와 황소와 일꾼> 이야기를 들려준다.

 

 

이때부터 아리비안 나이트 시작이 되는 셈이다. 이에 셰에라자드가 자신의 계획을 끝까지 주장하고 이에 동생인 디나르자드와 일을 꾸며 왕궁으로 가게 된다. 결국 하룻밤이 지나고 죽음에 직면한 때에 셰에라자드는 동생을 불러 디나르자드로 하여금 언니인 자신에게 이야기를 해달라고 물꼬를 튼다.

 

결국 왕은 셰에라자드의 이야기에 어느새 빠져들고 아침 기도 시간이 되자 셰에라자드는 이야기를 일부러 멈춰 왕으로 하여금 궁금해서 그녀를 하루 더 살려주도록 만든다. 이야기의 끝이 궁금했던 왕 역시도 이에 동의하고 이렇게 해서 천일동안 이어지지는 셰에라자드의 이야기가 서막을 열게 된 것이다.

 

 

상인이 던진 돌에 자신의 아들이 죽은 지니 요정의 이야기에서 시작해 결국 이 업보를 갚기 위해서 1년 뒤 자신의 목숨을 받치러 다시 돌아온 상인의 이야기를 듣고 그의 목숨을 구해주기 위해 각각 믿기 힘든 자신의 이야기를 하게 되는 첫 번째 노인의 암사슴에 관한 이야기와 두 번째로 도착했던 노인의 검은 개 두 마리에 얽힌 이야기가 이어진다.

 

또한 한 어부가 얻게 우연히 얻게 된 항아리에서 지니가 나오고 오히려 구해주었음에도 목숨이 위태롭게 된 어부의 이야기. 나병에 걸린 왕을 낳게 해주고 보답을 받은 의사를 시기해 중상모략을 하는 대신의 이야기. 어렸을 때 읽어 본 적이 있는 <알리바바와 40인의 도둑>은 물론 신밧드의 항해 이야기. <알라딘과 요술램프>. 부를 흥청망청 써버리고 나니 주변의 친구들마저 떠나버리자 이에 충격을 받은 아부 하산이라는 남자가 그때부터는 처음 만난 이방인에게만 접대를 하는 규칙을 세우게 되고 암행을 나온 하룬 알 라시드 왕에게도 이런 대접을 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도 나온다.

 

아부 하산은 왕인줄 모르고 털어놓았던 바람을 왕은 마치 그의 꿈결에서인듯 이를 이루게 해주고 이 일을 계기로 아부 하산은 왕비의 시녀와 결혼까지 하게 되지만 이후 재산을 탕진한 두 사람이 왕과 왕비를 속여 금화를 얻어내는 모습은 어떻게 보면 부부 사기단의 행태고 왕과 왕비를 속였음에도 불구하고 둘의 재치에 왕과 왕비는 쿨하게 웃으면서 넘어간다는 사실이 오히려 더 흥미로웠다.

 

이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무궁무진하게 펼쳐지자 샤리야르 황제는 감탄하고 이 과정에서 1,001일 밤이 지나갔다. 또한 죽음을 무릅쓰고 자신의 아내가 되고자 했던 셰에라자드의 용기에 탄복한 황제는 결국 다음날 아침 여자를 죽이겠다는 맹세를 포기하게 되고 자신의 잘못 또한 깨닫게 되면서 두 사람은 행복하게 살았다는 이야기다.

 

그저 책으로만 읽는대도 참 재미있긴 하다. 중간에 끊어버리면 분명 다음 이야기가 너무 궁금해서 잠도 자기 힘들것 같은데 죽이는 건 어림도 없는 이야기인 셈이다. 재미난 이야기로 왕의 결심을 바꾼 셰에라자드의 용기와 지혜가 그 자체로 놀라운 아라비안 나이트가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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