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그림 여행 IN EUROPE - 75일간 유럽의 보통 사람들을 만나고 그리다
김소영 지음 / 효형출판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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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다양한 이유로 여행을 떠난다. 그리고 다양한 계기를 통해서 여행을 떠난다. 이 책의 저자는 한국교원대학교 미술교육과를 졸업하고 계획대로라면 교사가 된 후 방학 때마다 세계 여행을 다니겠다는 생각을 한다. 하지만 인생이 그렇듯 그녀는 임용고시에 고배를 마신 후 결국 스물여섯 살 늦여름 6개월의 준비 끝에 처음으로 유럽 땅을 밟게 된다.

 

홀로 떠난 유럽 여행의 테마는 예술과 사람, 자연이였다. 첫 유럽여행에서 저자는 터키, 그리스, 이탈리아, 프랑스 4개국의 12개 도시를 75일 동안 여행한다. 이곳들은 분명 사람들이 해외여행지로 좋아하는 곳들이며 이러한 나라를 패키지로 묶어서 며칠씩 투어하는 여행상품이 있기도 하다.

 

그런데 저자는 관광의 의미라기 보다는 그곳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을 바라보며 그들을 만나고 그들을 자신의 특기일지도 모를 그림으로 그려내고 있다. 사진이 아닌 그림으로 그곳의 모습과 그곳의 사람들을 담아내고 있는 점이 상당히 따뜻한 느낌이다.

 

사진으로 금방 찍고 마는것이 아닌 그 찰나의 순간을 그림으로 담아내기 위해서는 그것을 계속해서 바라봐야 할 것이고 그만큼 관심을 기울여서 할 것이기에 이 책은 저자의 소박하지만 정성이 담겨져 있는 것이다.

 

 

터키의 이스탄불, 그리스의 아테네, 이탈리아의 나폴리 로마 시에나 피렌체 베네치아 베로나  프랑스 파리로 이어지는 그녀의 유럽 여행기는 어떻게 보면 상당히 간결하다. 그 흔한 유명 관광지의 풍경과 맛집, 잠잘 곳, 쇼핑하기 좋은 곳은 이 책에서라면 만나기 힘들다.

 

그녀가 담아내고 있는 모습은 그속에 사람과 그들의 이야기가 있고 그래서 주변이 돋보이는 그런 느낌이기 때문이다. 몇몇은 분명 유명한 관광명소가 있기도 하지만 그것보다는 그속에 존재하는 사람들, 그 사람들을 바라보는 저자의 시선이 더 큰 의미로 다가오는 것이다.

 

특히나 4개국, 12개 도시를 75일 동안 여행하는 것이기 때문에 무엇보다도 여행이 여유로워 보인다. 서양미술사를 테마로 정하고 예술가들의 발자취를 따라 걷기 위해서, 유럽의 자연을 만끽하기 위해서 육로와 해로만을 이용한 점도 여유가 느껴지는 여행의 한 대목인 셈이다.

 

마치 폴라로이드 사진 한장 한장에 짧은 코멘트를 적듯이 한 장면의 그림과 그림이 담고 있는 이야기를 짧게 쓰고 있는 부분이 인상적이면서 더 큰 여운을 남긴다. 그렇기에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은 이 책에서 많은 여행정보를 얻겠다는 생각보다는 이러한 테마의 여행도 있다는 느낌으로 읽으면 좋을것 같다.

  

 

이 책의 마지막에는 책의 앞에서 나왔던 그림이 색칠만 되어있지 않은 상태로 그려져 있는데 컬러링을 할 수 있는 페이지이다. 저자가 색칠해놓은것처럼 해도 좋을 것이고, 독자가 자신의 감상대로 색칠해도 좋을것 같다. 이렇듯 책은 약간의 미완성으로 남겨둬 여운을 느끼게 하고 독자들로 하여금 완성할 수 있도록 해준다는 점에서 여행기를 읽고 컬러링을 할 수 있는 일석이조의 책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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