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가장 슬픈 이야기’라는 흥미로운 문구 때문에도 이 책을 읽고
싶었지만 그보다 큰 부분은 이 책의 저자인 미우라 시온이 2012년 서점대상 1위에 뽑힌 『배를 짜다』의 저자이기 때문이다. 특이한 점이라면
미우라 시온은 『마호로역 다다 심부름집』으로 제135회 나오키상을 수상해서 나오키 상과 서점 대상을 동시에 거머진 일본 최초의 작가라고 한다.
게다가 일본 내에서는 "요시모토 바나나 이래 가장 참신한 작가", "현재 일본에서 '인간'을 묘사하는 능력이 가장 뛰어난 젊은 작가"로
평가받는다고 하니 이 책이 더욱 흥미로웠다.
『천국여행』은 죽음을 소재로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어둡거나 우울한 분위기를 고수하고 있지
않은데 총 7편의 단편이 수록되어 있다. <나무의 바다>는 장모님은 병에 걸렸고 자신의 퇴직을 앞두고 있으며 아들이 오토바이 사고를
내서 합의금이 필요하게 되자 아내는 남편에게 죽으면 보험금이 나올 것라고 말을 하고 결국 남자는 일본의 유명한 자살 명소에 와서 죽으려고 한다.
하지만 그마저도 뜻대로 되지 않고 그의 앞에 한 청년이 나타난다. 그는 이 나무의 바다를 건너려다 남자를 발견했던 것이다.
결국 남자는 청년과 같이 움직이고 그 과정에서 청년의 존재가 의심스러워진다. 마치 자신의
숨겨진 아들인듯한 분위기를 풍기는 청년은 결국 남자를 구하려다 부상을 입고 둘은 서로의 이야기를 나눈다. 그리고 다음날 청년은 사람들이 자신을
구할 수 있도록 표시를 한 다음 감쪽같이 사라지는데...
<유언>은 죽음을 앞둔 초로의 남자가 자신의 아내가 그동안 이야기 한 “역시 그때
죽었어야 했어.”라는 말에 과연 그것이 정확히 언제인가를 알기 위해 과거로 거슬로 올라가 아내에게 진정한 사죄를 하는 마지막 편지를 작성하는
이야기이다.
<첫 오봉의 손님>은 신비한 전설이나 옛날 이야기를 수집하러 온 학생들에게 그런
이야기를 해줄 어른들이 모두 외출하고 자신만 남아 있자 한 여성이 자신이 몇 년 전 경험한 다소 괴이한 이야기를 들려주는데 4년 전에 죽은
할머니의 첫 오봉에 찾아온 자신과는 사촌이라는 한 남자에 얽힌 이야기이다. 한편으로는 오싹하지만 한편으로는 따스함이 느껴지기도 하는 묘한
분위기의 이야기다.
<꿈속의 연인>은 어렸을 때부터 똑같은 오키치와 고헤이라는 남녀가 나와 결국엔
죽음에 이르는 꿈을 꾸던 리사라는 여인이 그 꿈을 자신의 전생이라고 생각하면서 오키치와 자신을 동일시 하게 되고 이후 너무나 사랑한 두 사람이
슬픈 결말을 맞는 것에 자신이 환생했다고 생각하고 현세에서 고헤이를 다시 만나 행복하게 살아서 자신의 전생이라 믿는 그 꿈의 오키치와 고헤이가
행복한 결말을 맺을 수 있도록 노력한다. 그리고 리사는 시간이 흘러 고헤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 네기시라는 유부남을 만나는데...
<불꽃>은 공부도 잘하고 잘생기고 학생과 교사 모두에게서 좋은 평가를 받는 다치키
선배가 여름방학 마지막날 분신자살을 하자 평소 그를 짝사랑했던 아리사는 선배와 사겼던 인기있고 예쁜 나라자키 하쓰네의 부탁으로 선배의 죽음에
대해 조사를 하게 되고 이제는 빈집이 된 선배의 집으로 가서 조사를 하던 중 선배의 유서를 나라자키가 발견한다.
그리고 나라자키는 모종의 계획을 세우고 아리사는 이를 적극적으로 돕는다. 결국 선배의 죽음에
얽힌 비밀이 풀린 시점에서 아리사는 문득 나라자키의 행동과 계획의 진실성을 생각해보게 되는데...
<작은 별 드라이브>는 평소 죽은 이를 볼 수 있었던 에이는 그날도 다름없이
여자친구인 가나가 자신의 집을 찾아오자 별 생각없이 그녀를 맞이하지만 다음날 학교에서 만난 사람이 자신의 옆에 있는 가나를 몰라보자 그녀가
죽었음을 알게 되고 전날 그녀를 맞았을 때의 이상한 점을 생각한다.
가나는 늦은밤 자신에게 오다 뺑소니 사고로 죽었고 범인이 그녀의 시체와 물건들을 가져가 버려서
진실을 가려진다. 그럼에도 여전히 그녀를 사랑하는 에이는 죽어서 서늘함이 고스란히 전해지는 그녀와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언제쯤이면
그녀에 대한 자신의 마음이 사라질지를 생각해 본다.
<SINK>는 과거 생활이 어려웠던 부모가 할아버지의 집에 가서 돈을 구했지만 거절
당하자 마지막으로 외식을 하고 아버지는 차를 몰아 바다로 빠지고 그속에 갇혔던 부모님과 동생은 죽었지만 자신은 어머니가 깬 유리를 통해서 빠져
나와 살았던 것이다.
그 당시 어머니가 자신의 발목을 잡았던 것은 내내 트라우마로 남아 발목에 서늘한 감촉을 느끼게
하고 그로 인해 정상적인 생활을 하지 못하는데 친구가 소개해 준 한 여인은 그동안 어머니가 자신도 죽이려고 도망치는 그의 발목을 잡은 것이라고
생각해 온 그에게 오히려 어머니는 그를 살리기 위해 차창을 깨어 그의 발목을 잡아 똑바로 갈 수 있도록 해준것이 아니냐고 반문한다. 그제가
에쓰야는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되는데...
이처럼 우리의 인생에서 뗄 수 없는 삶과 죽음에 대해서 새로운 각도로 접근하고 있으면서 마냥
어둡지만은 않게 그려내고 있고 죽음에 가장 가까이 다가가 있지만 사실은 죽음을 통해서 삶을 극명하게 부각시키고 있는 책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흥미롭게 읽었던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