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도 『잘생긴 개자식』의 시작은 2012년 미국 독서 인구의 25%에 달하는 총 2천1백만
부가 판매된 E L 제임스의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시리즈일 것이다. 최근에는 영화로도 제작되 많은 사람들의 기대(?)를 샀지만 원작에 비해
너무나 순화된(?) 장면은 오히려 '이게 다야?'하는 생각을 불러일으켰다니 원작이 지닌 파격은 실로 엄청날 것이다.
가학적이라고 밖에 할 수 없는 크리스천과 아나의 이야기를 읽는 내내 '이것도 사랑이라고 부를
수 있는가'에 대한 근원적인 질문을 던질 수 밖에 없었고, 너무나 자극적인 이야기 덕분에 도저히 밖에서 대놓고 읽기가 힘들 정도로 '도미넌트와
서브미시브'라는 듣도보도 못한 설정은 충격 그 자체였다.
어찌됐든 '아줌마들의 로맨스'라 불리는 이 시리즈의 성공 덕분에 이후로도 이와 비슷하면서
어쩌면 더 자극적이거나 덜 자극적인 이야기가 우후죽순으로 생겨났는데 워낙에 시리즈에서 충격을 받아서인지 이 책은 상당히 순화된 책처럼 느껴질
정도이다.
분명 이 책에서는 일방적으로 가해지는 사랑이라기 보다는 외모와 집안, 두뇌와 능력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이 완벽한 남자 주인공 베넷 라이언과 그의 직속 부하이자 비서이기도 클로에 밀스는 서로 통하는 다소 파격적인 로맨스를 보여주기
때문이다.
클로에는 MBA 과정을 공부하면서 시카고에 있는 최대 광고마케팅회사에서 인턴사원으로 근무하고
있는데 베넷은 이사라는 직함과 동시에 기업 오너의 아들이기도 하다. 게다가 약간의 까칠함까지 갖추고 있다.
모델이 부러워할만한 외모와 몸매(클로에의 묘사에 의하면)를 가진 매력남이지만 일에 있어서
철두철미하고 다른 사람들도 자신과 같은 그런 자세와 능력을 보여주기를 바라는 까칠남을 넘어 개자식이라 불리는 베넷이지만 클로에는 그에게 운명처럼
끌린다.
저 남자는 절대 안된다고, 저 여자는 절대 안된다고 생각하는 클로에와 베넷이 서로의 진정한
마음을 알아가는 이야기와 함께 클로에가 베넷으로부터 제안받은 프레젠테이션이라는 일적인 면에서도 그 중심을 잃지 않아서 어떻게 보면 전형적인
로맨스의 소재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클로에의 커리어 부분도 신경 쓴 책이라고 할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