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들의 죽음
리사 오도넬 지음, 김지현 옮김 / 오퍼스프레스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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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들의 죽음』은 스코틀랜드 출신의 작가 리사 오도넬의 작품으로 이 책은 저자의 첫 소설이며 최고의 데뷔소설에 수여하는 커먼웰스 문학상을 수상한 작품이기도 하다.

 

상당히 섬뜩하면서도 왠지 오싹해지는 스토리인데 주인공인 마니와 넬리 자매의 처지가 그러하다. 두 자매는 오롯이 둘이서만 살는데 그들의 부모인 지이와 진에 대해서는 오직 두 자매만이 알 뿐으로 15살의 소녀인 마니와 여동생인 넬리가 2010년 크리스마스 이브에 글래스고의 헤이즐허스트 주택 단지에서 자신들의 부모의 시체를 뒤뜰에 파묻었던 것이다.

 

시작부터 아버지는 살해당하고 어머니는 자살함으로써 둘은 스스로 부모의 시체를 묻으면서 마치 진실이 무엇인지도 함께 묻어버린것처럼 입을 다문채 살아간다. 그런 두 소녀의 집 옆에 사는 레니라는 노인은 두 자매가 어른없이 둘이서만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둘을 여러가지로 챙겨준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마니와 넬리를 둘러싼 친구들과 선생님들, 정부는 물론 살해된 아버지를 찾으려는 마약상까지 이들 자매에게 부모에 대해서 묻기 시작하고 결국 두 자매는 그들에게 거짓말을 하지만 이는 점점 더 상황을 악화시킬 뿐이다.

 

새로운 한 해의 시작과 함께 홀로 외롭게 살았던 레니는 부모가 없이 단둘이 살아가는 두 자매에게 여러모로 도움을 주고, 이들은 마치 하나의 새로운 가족이 된듯이 살아가지만 이들을 둘러싼 사람들은 모두 의심의 눈초리를 지우지 않는다.

 

마니와 넬리에게는 분명 부모가 있었다. 하지만 두 자매는 부모로부터 마땅한 보육과 보호를 받지 못한것 같다. 방임이라고 해야 할까, 보통의 가정이라면 생각할 수 없는 일을 두 자매가 한데에는 이전까지 제대로 보살핌을 받지 못했고 만약 부모가 없는게 밝혀지만 보육시설에 가게 될 것이고 결국 둘은 헤어질수도 있기 때문에 마니와 레니는 어쩌면 서로가 서로를 지키기 위해서 그토록 비정상적인 일을 했었던게 아닐까 싶다.


저자는 다큐드라마를 통해서 스코틀랜드의 불우가정을 다룬 이야기를 보았다고 하는데 실제로 자신의 유년 시절에도 주위에서 그러한 여자애를 여러 명 보았는데 이때 저자의 부모님은 그와 관련한 이야기를 하면서 그 아이들의 경우 차라리 부모가 없이 혼자 사는게 더 나은 삶을 살지 않을까 하는 것이다. 결국 저자는 이 생각에서 『벌들의 죽음』을 탄생시킨 것이다.

 

낳았다고 다 부모가 아니라는 것을 우리는 가끔 생각한다. 저 아이들이 얼마나 고통스러웠을지는 우리는 아무도 모른다. 그렇기에 보통의 그 또래 아이들이라면 상상조차 하기 힘든 일을 두 자매는 실행하고 그것만이 자신들을 지키는 일이라고 생각한 점이 놀라운 동시에 불쌍하게 느껴지는게 사실이다.

 

문제는 이러한 일은 비단 소설 속 스코틀랜드 내에서만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전세계에서 일어나는 아동 학대의 한 사례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면 지금 이 현실 속에서 살아가는 또다른 마니와 넬리가 있을 것이기에 소설이지만 현실에서 벗어나지 않은 이야기라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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