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스 푸어 소담 한국 현대 소설 5
이혜린 지음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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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맨스 푸어』는 『열정, 같은 소리 하고 있네』와 에세이 『낼모레 서른, 드라마는 없다』를 통해서 마치 한국의 마스다 미리의 좀더 강력한 버전의 작가인 이혜린 작가의 신작으로 20대와는 확연히 다른 30대의 연애를 이야기하면서 과연 30대의 여성은 20대의 여성과는 달리 자신의 모든 것을 걸지 않고 어느 정도 이해타산적인 면이 없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는데 이것은 아마도 세상에 대해서 알게 되면서 자신의 것을 지키고 싶어지는 심리가 작용하는것 같다.

 

여기에 『로맨스 푸어』는 마치 지금의 시대를 대변하기라도 하듯이 새로운 바이러스가 유행하면서 사람들은 전염병으로 공포를 겪고 메르스 때문에 사람들이 손소독제를 찾아서 마트에서 관련상품이 품절되는 사태가 발생하고 면역을 강화하는 건강식품이 인기를 얻는 것처럼 어느새 사회에서 마스크와 비타민, 손소독제는 필수품이 되어간다.

 

정체불명의 바이러스가 점점더 그 세력을 키워가지만 정부는 관련된 정보를 은폐하려하고 소위 전문가라고 불리는 사람들은 어처구니 없게도 비타민을 많이 섭취하라는 어처구니 없는 말이 되풀이 하면서 관련된 상품은 그 가격이 폭등하는데 비타민 주사가 그것이다. 또한 바이러스의 진짜 백신은 국민들에게는 오지 않고 상류층 사람들만 맞는다는 음모론까지 생겨난다.
 

이처럼 이야기는 로맨스소설과 서스펜스가 합쳐지면서 아주 독특한 전개를 보이는데 이 모든 상황이 마치 지금의 대한민국과 관계당국의 모습을 떠올리게 해서 픽션이 아닌 논픽션처럼 느껴질 정도이다.

 

서울 곳곳에서 발생한 전염병의 창궐을 배경으로 국민을 지켜야 할 정부는 오히려 국민은 아무 상관이 없는듯한 태도를 보이고, 회사에서는 구조 조정의 상황에 놓이게 된 이 책의 주인공인 유다영은 유다영은 홍대 입구에서 좀비 떼에 묻혀 고립되고 한 가지만을 선택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

 

국가적으로 힘든 일이 생기면 소위 있는 사람보다 없는 사람들이 더 힘들고 어려운 상황에 놓이게 되는데 이 바이러스도 없는 동네를 휩쓸고 이 바이러스로부터 벗어날 수 있기 위해서는 최고릅 아파트라 불리는 유토피아팰리스에 들어가야 한다는 설정은 이 시대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꼬집고 있는것 같아 블랙코미디처럼 여겨진다.

 

결국 다영도 선택의 갈림길에 놓이는데 자신에게 백신을 줄 수 있는 강남 남자 이성욱과 좀비와 맞서 싸운 강북 남자 우현이다. 이 상황에서 어느 정도는 영악해져야 하고 감정적인 부분보다는 이성적으로 생각해야 해야 하는데...

 

단순히 로맨스 소설을 떠올렸을지 모를 독자들에겐 다소 황당한 이야기일지도 모를 책이지만 책속의 상황과 좀비떼의 존재, 그로부터 살아남기 위한 행동이 지금 이 사회의 몰지각한 존재와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서 다른 사람들의 상처에도 아랑곳하지 않는 존재를 떠올리게 해서 이 책은 현재의 사회을 통렬하게 비판하고 있는 소설이 아닐까 싶은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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