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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의 죽음
제임스 에이지 지음, 문희경 옮김 / 테오리아 / 2015년 8월
평점 :

『가족의 죽음』의 이 책의 저자인 제임스 에이지의 자전소설이기도 하다. '문단의 제임스
딘'이라는 별명에 걸맞게 20세기 중반 미국 문학계에서는 반항의 아이콘으로 상징되었다고 한다. 소년시절을 권위적인 분위기의 성공회교회 계열
기숙학교에서 보냈는데 이런 환경은 오히려 저자에게 문학적 감수성을 세례받게 했다고 한다.
이후에는 하버드 대학에서 문예지 회장으로 활동했고 첫 시집을 발표하면서 본격적인 작가의 길을
걷게 되었고 다양한 장르에서도 역량을 선보이게 된다. 제임스 에이지가 작품 활동에서 보여준 모습은 그의 사생활과는 판이하게 달랐는데 지나친
음주와 흡연, 불면증과 우울증에 시달렸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족의 죽음』을 탄생시키게 된다.
그러다 1955년 5월 16일, 아이러니 하게도 주치의를 만나러 가던 길에 뉴욕의 택시 안에서
목숨을 잃고 작가 생활도 막을 내리게 된다.
제임스 에이지의 아버지는 그가 6살이 되던 해에 세상을 떠나는데 저자는 그때의 이야기를 토대로
하여 그러한 일이 남겨진 가족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고 그들은 또 그것을 어떻게 바라보고 견디는지를 이야기하고 있다.
단순한 이별이 아닌 죽음에서 오는 이별은 더이상 만날 수 없다는 그 단절감이 때로는 남겨진
가족들에게 가족의 죽음 보다 더 큰 충격으로 다가오기도 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은 사람들이 살아가기 위해서 그 상처를 치유해나가는 모습은
필사적으로까지 느껴진다.
책의 시작은 참으로 평범한 나날들을 보내고 있는, 찰리 채플린을 좋아하고 사람들과 함께
위스키를 마시는 것을 좋아하는 아버지이자 가장인 제이 폴레트의 이야기에서 시작된다. 그는 녹스빌 북부 산악지방 출신으로 성실히 자신의 역할을
해낸 사람이기도 하다.
녹스빌이 산업화 되어가는 모습에 안타까워 했던 그가 어느 날 포드 자동차(이것은 산업화의
상징으로 묘사된다.)를 몰고 집으로 오다가 사고를 당해 죽게 된다. 가족들에게 너무나 강인했던 그의 부재는 남겨진 가족들을 더욱 약하게
만든다.
결국 아내이나 어머니는 그 아픔을 종교의 힘으로 견뎌내고자 하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고 다른
종교관을 가지고 있는 가족들과 충돌하기에 이른다. 또한 고작 여섯 살의 루퍼스는 더이상 볼 수 없는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을 절실히 느끼게 된다.
여기에 루퍼스의 동생인 네 살 캐서린은 지금의 사태가 무엇인지도 모른채 그저 평소와는 다름을 느낄 뿐이다.
찰리 채플린 하나로 어머니와 이야기하면 장난치듯 웃던 아버지, 자신을 극장에 데려가 찰리
채플린 영화를 함께 본 아버지는 분명 죽었지만 아버지가 돌아오시기를 기다리는 모습은 참으로 안타깝고 그럼에도 그 상처를 치유해 나가는 과정은
소중한 사람을 잃어 본 사람들이라면 공감과 동시에 위로를 느끼게 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가족의 죽음』은 제임스 에이지의 유작인 동시에 1958는 그에게 퓰리처상을 수상토록 한
작품이기도 하다. <타임>에서 선정한 100대 영문 소설이면서 <집으로 가는 길All the Way Home>이라는
제목으로 영화와 연극으로도 각색된 바 있으며 미국 지성인들이 꼭 읽어야 할 작품으로도 손꼽힌다고 하니 읽어 볼 만한 책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