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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화로 보는 남자의 패션
나카노 교코 지음, 이연식 옮김 / 북스코프(아카넷) / 2015년 7월
평점 :
『명화로 보는 남자의 패션』의 저자인 나카노 교코는
국내에서 『무서운 그림』 시리즈의 저자로 알려져 있다고 하는데 사실 이 시리즈를 읽어 본 적이 없어서 잘 모르지만 명화 속에 감춰진 진실을
찾아낸다고 해서 '명화 탐정'으로 불린다고 한다.
특이하게도 책을 쓸 때 박물관을 따분해 하는 저자의 남편이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가를 기준으로 삼는다고 하는데 적어도 이 책만큼은 지루하지 않게 읽을 수 있을것 같다.
이런 예술 장르의 책 치고는 상당히 작고 페이지수도
200쪽으로 얇은 편이여서 아마도 이 책을 처음 접하는 독자들은 크기나 두께나 놀라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책 속을 보면 명화들이 가득 담겨져
있다는 점에서 가볍게만은 볼 수 없을 것이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화장은 여자들만의 전유물처럼 여겨져서 화장을 하는 남자들을 보기가
힘들었는데 요즘에는 남자들도 여자 만큼, 어떤 사람의 경우에는 보통의 여자보다 더 많은 화장품을 가지고 있을 정도로 패션과 뷰티 분야도 더이상
여자의 전유물이 아니다.
그런데 이 책은 그동안 많이 다루어 온 여성의 패션사가 아니라 남자의 패션사를
보여줌으로써 이러한 경향이 비단 지금의 흐름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다. 인류의 역사에서 의상은 갖는 의미는 그 옷을 입은 사람의 지위와 재산,
권력의 정도를 드러내는 장치였다고 한다.
마치 마크 트웨인의 명작 동화 <왕자와 거지>에서처럼 왕자가 거지인 톰의 옷을
입고 왕궁에 갔지만 그를 몰라봤던 것과 과거 우리나라의 왕들이 허름한 옷을 입고 백성들의 삶을 몰래 봤던것처럼 허름한 옷은 그 사람의 신분들도
가려주었던 것이다.
또한 100년 전까지만 해도 각선미가 남성의 전매특허였다고 하니 격세지감을 느끼게 해주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그러한 모습이 이 책에 나오는 그림들에서도 만날 수 있는데 책에서는 다양한 옷차림들을 통해서 그 당시의 패션을 알게
해준다.
군복 · 양복 · 잠옷 · 세일러복은 물론 수염 · 문신에서 알몸의 패션까지 흥미로운 이야기가
실제 그 모습을 한 그림을 통해서 보여주기 때문에 그림 감상과 함께 그 당시의 패션사까지 만날 수 있는 책인 것이며, 수록되어 있는 그림에
대해서는 그림의 제목, 화가, 소장하고 있는 곳에 대한 기본 정보도 자세히 나와 있고, 그림 해석을 패션으로 접근할 수 있는 새로운 분석법이기도
하기에 남자를 위한 책이라고는 하지만 남녀 모두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