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후의 일상 - 인공지능 시대가 낳은 발칙한 IT 엽편소설집
편석준 지음, 엄성훈 그림 / 레드우드 / 2016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과거에는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일들이 IT의 발달로 실현되고 특히나 인공지능 분야는 더욱 눈부신 발전을 거듭하면서 오히려 인간의 생존을 위협하는 것이 아닐까 싶은 우려까지 낳고 있는게 사실이다. 그런 가운데 『10년 후의 일상』은 이러한 IT의 발달로 인해 변화할 10년 후의 일상을 예측해서 소설화시킨 작품이다.

 

작가는 이 책을 SF소설이 아니라고 말하는데 IT소설과 SF소설이 과학 발전을 통한 예측을 소재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는 동일하지만 SF소설과는 달리 IT소설은 먼 미래가 아닌 보다 가까운 미래를 배경으로 한다는 점에서 IT의 발달이 다소 한정적일 수 있다는 것이다.

 

수십 년 이후의 삶을 상상하며 지금과는 상당한 간극의 발전을 선보여서 우리가 받아들일 수 있는 것은 저때라면 가능하겠지라고 생각하는 부분이 있어서인데 10년 정도의 미래를 이야기하며 너무 큰 IT의 발전을 이야기한다면 아무래도 지나친 감이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작가는 이 책을 IT서비스 시나리오에 가깝다고 말하며 점차 인간의 자리를 대신하고 오히려 기능적인 면에서는 인간을 압도하는 상황에서 인간이 느끼는 반응을 담아낸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책에는 총 33편의 엽편소설(葉篇小說)이 수록되어 있는데 첫 번째 이야기인「세 번째 눈」에서는 어떤 촬영도 가능한 초미니 드론인 '세 번째 눈'이 등장한다. 일상에서 활용도가 높지만 사생활 침해 문제로 저장은 하지 못하는 세 번째 눈을 활용해 주인공 줄리아는 머리를 여러 방향에서 촬영해 자신에게 어울리는 머리를 찾을 수 있게 되었고 한국으로 오기 전 이스라엘의 데이터센터에서 일하던 중 유명 데이팅 서비스의 해킹 사건으로 우연찮게 데이팅 서비스에 있던 개인정보를 얻게 되고 이를 활용해 지금 만나게 될 남자의 모든 것을 검색하는데...

 

「0.03%」는 IT의 발달로 굳이 회사에 모여서 일을 하지 않아도 되자 재택근무가 활성화되고 팀원들도 정기적으로 모일 뿐이다. 언뜻 보면 좋아보이는 이 시스템은 오히려 사람들로 하여금 24시간 회사에 매여 있게 했는데 스마트폰에 깔려 있는 '회의 분석 시스템'은 언제 어느 때고 회사로부터 주어진 일에 대해 자신의 아이디어를 내야 하고 이것은 실시간으로 전세계적인 자료를 바탕으로 얼마나 기여하고 있는지를 계산해 아이디어를 제안한 주인공에게 기여율이 보여지는 것이다.

 

주인공의 기여율은 0.03%로 한 번도 0.1%까지 올라간 적이 없다. 기여율에 따라 연봉이 좌지우지되고 해고될 수도 있는 현실 앞에 주인공은 이 시스템의 실태와 폐해를 생각해 본다.

 

드론이 일상화되어 사람들은 굴뚝에 연결된 통로를 통해 모든 물건을 드론으로 받게 되자 이를 악용하는 사례도 생기는데 안젤라는 이런 IT의 발달이 짝사랑하는 사람에게 편지와 선물조차 전달할 수 없게 만든 아이러니함을 깨닫게 된다.「소녀의 기도」

 

 

이 밖에도 직장인들의 고민인 점심 메뉴를 보다 편리하고 실용적으로 선택하게 해주는 시스템을 소개한 「점심 시간」. 콘택트렌즈 하나로 시력을 향상시키고 어느 장소에서 찍은 사진을 불러내 '추억 찾기'를 할 수 있는 「직선의 미로란 것은 알지만」. '바람 을 잡을 수 있는 지펴'를 발명한 아빠의 기록장을 통해 과거 아빠가 그랬던 것처럼 이제는 자신이 연인인 민호에게 이 기술을 사용하는 혜원의 이야기를 담은「지퍼를 열었을 때 일어날 수 있는 일들」. 누수나 곰팡이가 피었는지 등의 집 상태를 비롯해 층간 소음 등의 정보가 부동산에 입력되면서 이것이 추추 매매에 있어 부동산 가격에 반영되는 IT의 발달로 자승자박의 상황에 놓이는 이야기「이제 우리의 곰팡이가 아니잖아」.

 

아내가 죽기 전까지의 모든 말과 행동을 기록해 죽음 이후 홀로 남겨진 남편이 마치 계속 아내와 살고 있는 것처럼 대화가 가능하게 만드는 기술의 실험에 동참하지만 진짜 살아 생전 두 사람이 나누던 그런 진실한 대화는 결코 할 수 없음을 알게 되는「어느 기일에」. 스마트 콘텍트렌즈를 활용해 순식간에 현실을 가상 모드로 바꿔서 딱 하나 나이만 자기 마음대로 선택하면 모든 것이 랜덤으로 정해져 가상의 공간에서 살 수 있는, 그러나 그로 인해 현실에서 일을 하지 않으면 상장된 인간의 가치가  떨어져 결국 FTD 등급까지 떨어지면 인간 이하의 삶을 살게 될 수 밖에 없는 현실의 극명한 대비를 보여주는「새로운 게임」이 나온다.

 

33편의 이야기는 엽편소설(葉篇小說)이라는 말에 걸맞게 상당히 짧고 각 이야기의 주인공은 전부 다른 사람이자 서로 상관관계가 없다.  IT의 발달로 근미래에 대중에게 소개 될 다양한 것들 속에서 인간은 과연 어떤 삶을 살 것인가, 그 상황에 대해 어떻게 대체하고 어떻게 활용하고 어떤 폐해를 입게 될지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이런 기술이 실현되고 그로 인해 일어날 일도 책처럼일지는 모르지만 그 상상만큼은 분명 흥미로웠던 책이라고 생각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