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은 생의 첫날
비르지니 그리말디 지음, 이안 옮김 / 열림원 / 2015년 9월
평점 :
절판


 

 

『남은 생의 첫날』의 저자인 비르지니 그리말디는 포도와 와인의 고장인 남프랑스 보르도에서 태어났는데 그녀가 자란 마을은 입체파 화가인 세잔의 탄생지이기도 해서 저자는 어렸을 때부터 예술과 문학에 관심이 많았다고 한다. 

 

더욱이 유년 시절에 본 할머니의 시작 노트를 통해 작가가 되려 했으나 열 살 때 쓴 소설이 혹평을 받으면서 작가에 대한 꿈을 그만두고 은행에서 근무 하던 어느 날 그녀는 결국 자신의 어린 시절 꿈인 작가로서의 삶을 위해 글을 쓰게 된다.

 

이 책은 그녀의 첫 번째 소설로 출간 즉시 놀라운 반향을 불러일으키며 그녀로 하여금 일약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도록 했는데 나아가 저자는 이 책을 통해서 2015년 에크리르 오페미닌 문학상을 수상하게 되고 현재는 그녀의 고향인 보르도에서 작품 활동에 힘쓰고 있다.

 

『남은 생의 첫날』은 예순두 살의 안느, 마은 살의 마리, 스물다섯 살의 카밀이라는 세 명의 여자들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는 책이다. 언뜻 보기에 이들에겐 그 어떤 공통점도 없어 보인다. 그러나 세 명의 여자들에겐 가장 큰 공통점이 있다.

 

그것은 바로 이들 모두 인생이 허무하거나 사랑을 잃었거나 삶에 대해 실망해서 여행을 하게 된 것인데 이들의 이야기는 어느 특정인의 이야기도 아니고 누구라도 겪을 수 있는, 겪음직한 이야기라는 점에서 화려하지는 않지만 잔잔한 감동을 선사한다.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하면 그 시간을 보내 왔지만 이들은 어느 순간 그때의 찬란함은 사라진 채 홀로 남겨지거나 무너진 신뢰 앞에 힘들어 하고 외모 때문에 놀림을 당하거나 또 그런 이유로 남자친구로부터 믿음을 배신 당한 경우이다.

 

마리는 서로 사랑했지만 시간이 흘러 남편은 점점 더 자신을 소중하게 대하지 않고 떨여져 살던 그녀의 쌍둥이 딸은 그녀에게 남편에 대한 진실을 말하자 그를 놀라게 해 줄 일을 준비해 놓고 떠나 왔고, 안느는 사랑했던 남자가 어려웠을 때 함께 하지 못한 일로 헤어짐과 만남을 반복했지만 이 일은 결국 두 사람 사이의 신뢰를 무너뜨리게 된다.

 

카밀은 자신이 세계 여행을 하는 동안 도착하는 나라의 남자들을 유혹하겠다는 계획을 세우지만 사실 너무나 아름답고 매력적인 그녀는 2년 전까지 뚱뚱했고 그때 만났던 남자친구는 결국 사람들 앞에서 그녀를 뚱보라고 말하며 끔찍한 배신을 안긴다. 이에 그녀는 성형 수술과 노력으로 지금의 모습을 만든 것이다.

 

결국 세 여자는 현재 '색도 향기도 없이 지나간 날들'에 안녕을 고하고 자신에게 남아 있는 오늘이자, 첫날을 위해 여행을 떠난 것이다. 이렇게 세 여자는 상처를 간직한 채 유람선을 타고 100일간의 세계일주를 하고 그 과정에서 친구가 되고 삶의 진정한 행복한 찾아간다는 이야기로 의외로 흥미로운 전개를 띄고 있으며 감동을 선사한다는 점에서 읽어 볼만한 책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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