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와 이토 씨
나카자와 히나코 지음, 최윤영 옮김 / 레드박스 / 2016년 5월
평점 :
절판


 

 

『아버지와 이토 씨』는 어딘가 모르게 일본 드라마를 연상케 한다. 갈등과 반목을 겪던 가족들이 서로에 대해 오해를 하고 있다가 어떤 일을 계기로 상대의 입장을 생각해봄으로써 조금씩 그 갈등을 해소해가면서 화해하는것 같은 그런 분위기의 드라마 말이다.

 

이 책은 전혀 어울리지 않은 세 사람이 좁은 공간에서 어느 날 갑자기 함께 살게 되면서 일어나는 어색하고도 불편한 상황들을 사실감있게 그려내는데 흥미로운 점은 표지 속의 인물들인 주인공인 34살의 아야와 그녀보다 20살 연상인 함께 사는 돌싱남인 54살의 이토 씨, 그리고 아야의 74살의 아버지가 왠지 모르게 서로 닮아 있다는 것이다.

 

34살로 현재는 서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자신보다 무려 20살이 연상인 돌싱남 이토 씨와 함께 살고 있던 아야는 어머니가 암으로 돌아가신 후 가족들과 큰 유대감없이 이토 씨의 존재도 숨긴 채 그렇게 하루하루를 살고 있다.

 

이토 씨는 54살로 아야와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하다 만나 지금은 함께 살고 있다. 서로는 나이의 차이를 느끼지 못하지만 아야의 입장에서는 분명 주변에 당당히 말하기란 쉽지 않았을 것이다. 그리고 이제는 학교에서 급식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중이다.

 

아야에게 오빠가 있는데 어머니의 죽음 이후 새언니인 리리코의 주장으로 아버지의 거부에도 불구하고 모시고 살았는데 어느 날 갑자기 오빠가 연락해 이란성 쌍둥이가 중학교 사립 시험에 응시할 때까지 반년 정도만 아버지와 함께 살아달라고 부탁한다.

 

그러나 가족들에게 이토 씨에 대해 말하지 않았던 아야는 고집불통에 자신에게 다정하지도 않았고 오히려 나무라기만 했던 아버지와의 생활이 분명 좋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에 거절한다. 그리고 오빠와 헤어져 돌아 온 집에서 가방 하나와 박스 하나를 가져 온 아버지와 마주하게 되는데...

 

아버지는 평소의 모습대로 이토 씨의 나이가 많다는 것과 그 나이에 아직도 아르바이트를 한다는 사실에 노골적인 불만을 나타내고 함께 살게 된 이후 내내 음식과 생활 전반에 걸쳐서 끊임없이 잔소리를 하게 된다.

 

결국 오빠가 다시 아버지를 모시고 가길 바라던 어느 날 이모가 새언니를 데려오고 리리코가 뭔가 할 말이 있어 하는 가운데 갑자기 나타난 아버지를 보자마자 토하는 것을 목격한 아야는 매일 같이 집을 나가 늦게 돌아오는 아버지를 미행하는데...

 

책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상당히 현실적이다. 어머니의 부재, 연로하시고 지병으로 보살핌이 필요한 아버지, 며느리와의 갈등, 평소 딸과의 유대감도 없던 상황에서 함께 생활하게 되면서 겪는 각종 불편과 불만들이 생생하게 그려지기 때문이다.

 

이후 그동안 숨겨져 있던 아버지의 비밀이 밝혀지고 아버지가 홀연히 자취를 감추면서 이야기는 스릴러 소설과는 또다른 반전을 선사한다.

 

사실적이여서 마치 한 편의 주말 가족 드라마를 보는 것 같았던 책인데 아야와 아버지 사이에서 이토 씨가 적절한 중재인으로서의 역활을 잘 해주는 것도 의미있었던 부분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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