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글에 깊고 많은 의미를 담고 있으면서 독자들에게 큰 감동을 선사하는 시를 읽을 기회는
많지 않을 것이다. 학창시절에는 시험을 감상보다는 단어와 구절의 의미 등을 해부하듯 해석하기도 했지만 그 이후로는 굳이 찾아 읽지 않았던것
같다.
그런데 어느 날 다시 읽기 시작한 시는 오래된 절친을 만난듯 편안하면서도 큰 울림을 건낸다.
글자를 읽고자 한다면 순식간에 완독할 수 있는 것이 시집이지만 그 의미를 곱씹다보면 그 어떤 대하소설보다 많은 시간을 요구하는 것이
시이다.

그런 와중에 작년에 1편에 이어서 최근에 2편을 읽은 시집이 있는데 오래 전 『광수생각』으로
수 백만 독자들을 사로잡은 박광수 작가가 건네는 『문득 사람이 그리운 날엔 시를 읽는다』은 두고두고 읽고 싶은 시들이 가득 담긴 책이다.
바쁘고 힘들게 살아가는 요즘 시 한편 읽을 마음의 여유가 없는 사람들을 위해 이 책은 소중한
사람들에게 더 늦기 전에 전해야 할 말들을 담고 있다. 어머니가 치매에 걸려 자신을 잊어가고, 그로 인해 아버지는 우울증에 걸려 모두가 힘든 그
시기에 40년 넘는 시간동안 처음으로 아버지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전한 저자의 그 후련하고 스스로 대견했을 것이다.
절대 어려운 일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가깝기 때문에, 자주 보는 사이이기에 더 소홀하고 때로는
남들보다 더 큰 상처를 주기도 하는 것이 가족일텐데 별거 아닐지도 모르는 그 말 한 마디가 너무 쑥쓰럽기도 하지만 어떻게 보면 하는 사람의
마음이 더 따뜻해지기도 하는것 같아 '사랑한다'는 말은 참 묘한 힘을 지니고 있는것 같다.
이처럼 『문득 사람이 그리운 날엔 시를 읽는다 2』에는 참 좋은 시들이 많이 수록되어 있으니
쓸쓸한 가을 날 마음을 데워 줄 행복한 시를 읽어보면 좋을것 같다.
지금
그대가 죽어 가고 있을 때
그동안 이렇게 살아왔으면,
하는 바람을 가질 것이다.
지금 그 소원대로 살아가기를.
그대가 이별할 때
그동안 이렇게 사랑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을 가질 것이다.
지금 그 마음대로 사랑하기를.
_크리스천 퓌르히테가트 겔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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